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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가을호)/신작시/정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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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연
철길 외 1편
끝없는 평행선에 서 있다
마주 보며 웃음 짓는
간절한 꿈으로 간직하였지만
숨기고 싶은 그리움
한껏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생이 솟구치는
그 느낌을 싣고 열차가 달린다
더는 가까이할 수 없는 간격 속에
이렇게 늘 너와 함께하는
누구에게도 부럽지 않은 여정이여
언젠가는 다가올 거라는
난 너에게 지금 이 순간처럼
종점을 잊은 채 눕고 싶다.
새만금
성난 바다들의 아우성
갇힌 바다는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고
쫓겨난 바다는 보금자리 찾아 울부짖는다
지도를 바꾼 긴 벽을 두고
또 다른 분단 아픔이 시작되는가
홀로 비경을 숨긴 섬들이 산을 내놓는다
산들이 싹둑싹둑 썰리고
서해가 찢기듯 잘려지고 있다
가도 가―도 끝없는 갯벌 신음 소리
게들을 자동차 경적이 무참히 밟고 씽씽 달리는데
나는 거대한 눈물샘에 빠져 버렸다
머지않아 사라지는
상상할 수 없는 그곳에 신시산이 우뚝 서 있고
에고데구 아무렇게나 물구나무 서서
하늘 바다 가슴을 부여잡는다.
정종연∙전남 함평 출생. 2007년 ≪만다라문학≫ 신인상. 2009년 ≪한국평화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 시집 <지갑 속의 달>, <이렇게 마주 보고 있는데도>. 동시집 <이발하는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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