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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가을호)/신작시/김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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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508회 작성일 11-12-31 17:54

본문

   김삼환

   안전한 거리 외 1편



경부고속도로를 달릴 때

흰 색 앞 차와

검은 색 내 차의 거리는

얼마나 떨어져야 안전한가?

 

391번 지방도로의 커브길에서

앞 차와 부딪치지 않으려면

나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가야만 할까?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후배가

그의 애인의

따뜻한 겨드랑이까지 다가가려면

몇 미터쯤의 안전거리가 필요할까?

 

이제 막 취직을 한 조카가

그의 부장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어느 만큼의 보폭으로

뒤에서 천천히 걸어가야 할 것인가?

 

신세를 지고 있는 내 친구 A에게

늘 가까이 가고 싶지만

나는 왜 말과 생각과 행동으로

다시 안전한 거리를 계산하고 있는 걸까?

 

 

 

 

 

UNI00000be8002e.gif구석진 자리



곰탕집 하동관에서

점심 식사를 할 때나

인사동 골목 허름한 한식집에서

저녁 모임을 할 때면

초개 선생은

늘 구석진 자리를 찾곤 하셨다

평생 글을 쓰고

공연을 보고

예술가의 초상을 그리며

만나는 사람의 두 손 안에

살점을 조금씩 저며 주시던

초개 선생이

항상 앉아있던 그 자리

비 오고 바람 불어도

전등사 뒷편 느티나무의

숨결은 여전하다고

낡은 흑백 피아노 옆에

분홍의 토슈즈 한 켤레

끈을 풀어 헤친 채

내 방 한켠

구석진 자리에

쓸쓸하게 놓여 있는

선생의 기일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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