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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가을호)/신작시/정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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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897회 작성일 11-12-3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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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나

   선천성 면역에 관한 보고 외 1편



뇌의 두 돌기는 맞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백만분의 이 센티 정도 시냅스 공간이라는

간격이 있지요


마음이 명랑하면 저절로

태양과 빗소리가 저절로

구름과 꽃들도 번갈아 저절로


말이 달려요


뒤죽박죽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될 때 급등 종마가 탄생하지요 악어가 점점 입을 벌리듯이

간격이 멀어지면 당신은 점점 무거워져요


무작정 뛰어 가면 안 돼요

천둥소리에도 베팅을 하는

당신 몸속의 말들은 중독된 지 오래


검사를 한 번 해 보세요

당신 몸에 어떤 적혈구가 섞여 있는가

세포가 어떻게 판을 이루고 있는가


불안하게 휘감기는 저 운동장 마음부터 고치려면

진눈깨비 건너뛰듯

징검다리 건너뛰듯

꽃샘바람으로 놔두는 게 좋겠어요


이 시간이 지나 삼박 사일이 지나

흙탕물이 가라앉으면

비밀을 엿보고 있는 고양이도

유리조각의 담장을 넘어 사뿐, 4월 꽃봉오리에 착지하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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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굴



매미가 운다 도주했던 고양이가 돌아온다


모르는 발자국이 다 쌓은 개미굴을 덮쳤을 때

알고 밟았든 모르고 밟았든

그녀의 아침 산책은 반파된 개미굴


개미굴은 끝나지 않은 그녀의 계획이었으므로

개미는 다시 개미굴을 쌓는다


올가미를 벗고 그녀의 손아귀에서 도주한 고양이와 사라지는 여름과 멀어지는 풀숲과…… 부정적 형태의 감정으로 찍히는 발자국

무수한 어둠은 폭풍이 지나가는 길이었어요 잎사귀 다 떨군 정자나무였어요


술병을 든 사내가 그 기둥 아래 푹 가라앉은 풍경처럼

역경을 연민 없이 다루는 아침

뿔뿔이 흩어진 개미가 돋아나고

  

눈 같은 문이

문 같은 눈이

거기 뭐가 있어요?


햇빛처럼 쨍! 묻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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