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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가을호) 기획 젊은 시의 징후를 찾아서/ 이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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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742회 작성일 11-12-2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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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이체 

   악마식물 외 1편



물 긷는 말에 대해 이야기한다


뜰에는 짝을 찾아 요분질하는

꽃들이 한 밭이다

분골이 흩뿌려진 연무煙霧가 눈앞에 성성하다


한 주먹도 안 되는

참새들은 알고 있다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지는 장송곡

자명종이 희끄무레하게 울린다


수목한계선에 이르러,

탁발승은 합장하고 품에서

말라비틀어진 씨앗들을 던져주고는

되돌아간다


전쟁터로 향하는

어린 병정들의 무서운 눈

무서워하는 눈



이 빚진 미소를 누구에게 갚아야 할까

애증이 조형될 수밖에 없다

무미한 조증


교교한 달빛 아래,

뒷마당에서 토마토를 훔쳐 먹고 온

장의사가 운다

 

 

 

 

 

백경白鏡



천둥이 밤을 찢을 때마다 빛나는

우주의 저편으로 나는 너를


의안義眼, 너를 보던 자리의


어떤 우연들은 마치 너처럼

매일매일 나를 우연으로 그냥 지나쳐간다


서리 내린 곳곳에서


네 체취를 닮은 냄새가 골격을 가진 채 발견된다


세상은 연옥이라서 더 괴롭다

애증도 다 전생의 유품이다


조의弔意로 핀 꽃송이들

향을 거세하고 나에게,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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