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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가을호) 기획 젊은 시의 징후를 찾아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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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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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과 입술이 포개지는 시간
금붕어처럼 우리는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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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 대한 정의가 너의 것일까
우린 같은 종류의 물을 나눠 가진 적이 있지
*
수족관의 물고기가
유리에 입술을 부딪치는 건 구애의 방식이다
*
뻐끔뻐끔
밖으로 내 뱉은 만큼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면
*
몇 분 전의 생각
입술을 끌어 모으는 결심은 사랑으로부터 온다
*
레몬을 짜듯이
입을 작게 벌리고도 훌륭한 키스를 할 수 있다
*
혀는 통로다
그 길을 따라 나는 네 느낌 안으로 들어간다
non servian
아닌 척 하지 말아요. 술 마시면 아가씨부터 찾잖아요. 따블! 따따블! 고상한 척 하지 말아요. 아래 것들이 재롱떠는 걸! 막지 않는 당신도 마찬가지에요. 거기, 장단 맞추는 너, 너도 똑같아요. 딸랑! 딸랑딸랑딸랑! 사회생활 하니까 좋아? 즐거워? 좆 빠진다고? 빠지면 죽어 새끼야. 안주거리는 소시지와 여자? 불가분의 관계라고요? 조절 안 되요? 당신 딸만한 아가씨 젖가슴이 그리도 그립나요? 치마 안으로 만지는 그것! 클리토리스가 아니라 물컹한 슬픔인지도 몰라요? 병신, 그러니까 당신은 위선이야! 그 손으로 아침 식탁에서 숟가락을 들겠지? 음모를 긁고 비누에 손을 문지르겠지? 지폐를 꺼내면서 아들딸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그러겠지? 갑자기 목구멍까지 지금 먹은 삼각김밥이 쏠려. 웩. 이런 재수 없는 구토가! 웃고 떠들 수 있는 소재가 이렇게 없다니! 정치와 문학과 가십거리들까지 모두 다 구역질나! 모두가 이런 세상에 순응 순종 숭배하고 있다니! 아멘! 아멘! 아멘!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할렐루야! 베레타 베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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