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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를 배설로 보는 시각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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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성
댓글 6건 조회 4,518회 작성일 03-09-15 10:21

본문


배설이란 체내에서 영영분을 섭취하고 남은 찌꺼기를
체외로 방출하는 생리현상을 말합니다. 이 경우
배설이란 '불필요한 것' 또는
소용을 다한 것이라는 어의가 강하지요.
물론 어떤 생물의 배설물은
다른 생물의 영양 섭취원이 되기도 합니다만
시를 쓰고 사랑하는 사람마저, 시인과 독자의 관계를
'배설물과, 배설물을 취하는 생물의 공생관계'로 폄하하는 것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구스타프나 프로이드의 생각은 접어 두고라도
창작을 배설욕구와 비교하는 분석적 시읽기는 의외로 많아
내가 어설프게 반론을 제기했다간 비웃음이나 받을 일이겠지요.
최승호(변기의.....)나 이상훈(구멍을....) 등의 시에서는
삶의 현현을 배설 또는 배설욕구로 직접 드러내고 있는데
시쓰기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이러한 매카니즘이
이미 어느 정도는 일반화되어있는 걸까요 ?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비평서적에서 가끔 보여지는 '배설'은,
emanation(발산,드러냄)의 오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시는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건, 내적 본능에 의해서건
깊은 사유와 반추를 거쳐 생성되는 고도의 정신작용으로서
인간의 지적활동의 첨두에 서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시작 행위를 '배설'이라는 말보다는
'표출'등 좀 더 생산적인 어의를 갖는 말로 표현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정화를 뜻하는 '카타르시스'는 어원적으로
눈물을 흘린다는 말에 다가서 있습니다.
눈물을 감정작용의 찌꺼기로 볼 수도 있고
내적 감정을 외부로 전달하는 의미체계로 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눈물이 가지는 감정의 매카니즘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우리들 인식의 폭은
그만큼 확대될 것이며 풍요로워질 겁니다.

김재성

추천123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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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님의 댓글

장종권 작성일

  똥과 오줌만이 인간의 배설물은 아닙니다.<br />
혹 그럴지라도 똥과 오줌을 누지 않으면 인간은 금방 죽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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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당연히 그렇습니다. 땀도 그렇고, 날마다 자라나는 수염과 머리카락, <br />
수음으로 버려진 정액이며 눈물, 보여내지 못하고 사라진 생각, 말이 되지 못한 소리들, <br />
무수히 많은 것들이 내 몸에서 소용을 다하고 빠져나가지요. <br />
그러나 시는, 적어도 시는 내 몸에서 쓸모가 없어 배설한 것이 아니라<br />
시인의 몸을 채로 하여 걸러낸, 이 우주가 시인의 몸을 도구로 하여 빚어낸 <br />
투명한 전언, 비할 바 없이 향기로운 술이라고 저는 생각해요.<br />
시를 어떻게 이해하는가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유용성의 문제이지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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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님의 댓글

장종권 작성일

  시가 참말로 배설물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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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시가 무엇보다 나은지, 그렇지 않은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해요.<br />
아무런 기준도 없이, 맷돌과 다람쥐 중 어떤 것이 나은가를 말할 수 있을까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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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님의 댓글

장종권 작성일

  시 쓰기를 배설로 보는 시각에도 긍정적인 부분만 생각하면 그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br />
리토피아에 관심을 가져주시어 감사합니다. 작품은 이미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br />
제 생각에 비판적 정신이 투철하신 데에다가 상당한 수준의 공부가 되어있는 분으로 여겨집니다.<br />
사랑은 부족한 부분도 감싸주고 끝까지 지켜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br />
김재성 시인의 작품은 종종 들어가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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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배냇소리 옹알거림을 이쁘다 하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처음 말을 배워 <br />
어디든 드러내고픈 치기어림..... 생각에 모가 많아 스치는 것에 흔적을 남기는 일도 있지만, <br />
좀 더 구르다 보면 닳아지겠지요. 둥글둥글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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