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문학자유게시판

멀리 제주에서 서울을 야유하다 - 고정국 시집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비단강
댓글 0건 조회 4,276회 작성일 03-09-26 19:38

본문

고정국 시집 <서울은 가짜다>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

멀리 제주에서 서울을 야유하다
- 고정국 시집 <서울은 가짜다>

  시조라는 고전적 양식을 통해 속화되어만 가는 현대사회의 병폐를 날카롭게 해부해온 시인 고정국이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서울은 가짜다>(리토피아)라는 시집의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서울'이라는 최첨단의 도시사회가 품고있는 각종 허위와 위선에 대한 고정국의 신랄한 풍자.

'패러디 인 서울'로 이름 붙인 일련의 연작시들이 특히 그렇다. 파도와 바람의 섬 제주에서 네온사인과 매춘의 도시 서울을 향해 쏘아대는 시인의 뼈있는 독설. 그 말들은 비단 서울사람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찌른다.

'줄줄이 청문회 마당/립스틱이 짙은/장미//입이 큰 사모님들/맞고자질이 한창이다//질세라, 우리집 줄장미/천 개 입쌀이/터지고 있다 (위의 책 중 '패러디 인 서울·1' 전문)'.

멀리 바다 건너에서 들려오는 세상을 향한 입바른 소리. 고정국은 낮지만 맵찬 목소리로 묻는다 '자본과 향락의 서울거리를 떠도는 당신들의 삶은 과연 행복한가?'

책을 접한 평론가 고명철은 "근대적 풍경의 온갖 미혹 속에서도 부화뇌동하지 않고, 현실에 대한 응전력을 키우는 시인"으로 고정국을 평했다. (홍성식기자)


<제주일보> 2003.9.1.

타락한 중심 꾸짖는 변방의 목소리

‘육백 년 도읍지에/군용 담요를/뒤집어 깔고//남산과 북한산이/짜고 치는/화투판/같다//번번이 광값만 챙기는/총재님도/가짜만/같다(‘패러디 인 서울 3-우리 총재님’).’

시조집 ‘서울은 가짜다’(리토피아 시인선 12.6000원)는 타락한 중심부를 향해 엄하게 꾸짖는 변방의 준열한 목소리다.
남녘땅 제주에서 시가 아닌 시조를 쓰는 고정국 시인(56.현 제주작가회의 회장)은 변방의 섬에서 서울로 표상되는 중심부를 향해 ‘심미적 이성’을 품은 비판의 날을 잔뜩 세웠다.

근대적 자본주의의 병폐와 모순이 집결된 타락의 최정점을 향해 날린 ‘촌철(寸鐵)’이라고 할까.
때론 ‘조롱’과 ‘풍자’로 서울 중심으로 편재된 권력의 허상을 준엄하게 비판하고 있는 시인은 때론 ‘도시 전체를/싹/쓸어버리고/싶은…’전복의 상상력까지 뻗는다.

제1부에 묶인 ‘패러디 인 서울’ 연작 시조 14편에는 시인의 비판적 성찰이 지닌 치열성이 느껴진다.
‘줄줄이 청문회 마당/립스틱이 짙은 장미//입 큰 사모님들/맞고자질이 한창이다//질세라, 우리집 줄장미/천 개 입쌀이/터지고/있다(‘패러디 인 서울 1-줄장미’).’

단 한 편도 시조의 종장부의 율격(3.5.4.3)을 벗어나지 않는 간결미와 압축미는 ‘배시시 똥 묻은 대궁에/푼수처럼/웃으셔(‘민들레도 내리시어’ 중)’에서 압권에 달한다. 또 섬세한 시적 감각과 예민함은 ‘순간의 미’를 놓치지 않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포착해낸다.

198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인은 1997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겨울 반딧불’ 등 세 권의 시집과 한 권의 산문집, 몇 권의 시화집을 냈다.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양진웅  기자)

<한라일보> 2003.9.1.

타락한 중심부로 펀치를 날리다


--------------------------------------------------------------------------------

2003년 08월 30일 12시 50분 입력


 시조시인 고정국씨(제주작가회의 회장)가 새 시집 ‘서울은 가짜다’를 냈다. 책장을 열면 미군 장갑차에 희생당한 미선이와 효순이를 부르는 ‘유월의 시’를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미안타 미안타’라는 싯구가 마치 시인의 목소리인 것 같은 그 시는 사실 세상을 읽는 시인의 눈과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다. 월드컵의 함성에 어쩔줄 몰라하던 시절, 두 소녀는 비명횡사했다. 크고 화려한 것에 눈멀어 정신없이 그 뒤를 쫓고 있을 때, 작고 가녀린 것들은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그런 걸 노래하고 있는 것 같다.
 시집은 ‘패러디 인 서울’, ‘밤에 우는 것들에 대하여’, ‘산나리 이야기’, ‘가위손의 가을’ 등 4부로 구성돼 60여편의 시가 묶였다. 수록작중에는 ‘패러디 인 서울’이나 ‘밤에 우는 것들에 대하여’, ‘추상(秋象)’같은 연작시가 눈에 띄는데, 그것들은 서글픈 사회상이나 섬의 아픈 역사와 마주하고 있다.
 ‘패러디 인 서울’은 날선 언어로 타락한 중심부를 쏘아붙이고 있는 시편들이다. ‘가끔은 /도시 전체를/ 싹/ 쓸어버리고/ 싶은···//내가 하늘이어서도/ 그런 생각은 품었을 게야// 저 거친/ 싸리비질만 봐도/ 세상 절반은/ 쓰레긴/ 게야’라는 ‘패러디 인 서울· 10-서울 소나기’라는 시처럼 시인에게 서울은 쓰레기같은 곳으로 비쳐진다.
 서울은 성공을 꿈꾸고 안온한 삶을 바라는 이들이 선망하는 곳이 아닌가. 그러나 시인은 서울로 표상되는 자본주의의 욕망, 속물적 삶을 비판하고 있다. 한편으로 ‘가위손의 가을’이나 ‘구월’같은 시에서 드러나는 땅의 사람들이 겪는 아픔은 서울의 풍경과 대비되며 우리 삶을 찬찬히 돌아보게 만든다.
 ‘격일제 물 한컵에 과즙 같은 정을 나누며/ 각서 없이 믿을 거라곤 하늘 오직 그뿐이라며/ 가문 땅 햇귤을 건네며 목 축이던 귤나무야.//오고 있다, 은혜로운 백발 성성 흩날리며/ 올 한해 수고로운 초목들을 타이르시며/ 전능의 배낭을 메고 저기 시월이 오고 있다.//지금은 농부 가슴에 축등 하나를 준비할 때/ 수그린 계절의 끝 열매 아래 맨발로 서서/ 먼 통촉 물 드는 하늘로 가위손을 잡는다’(‘가위손의 가을’에서)
 평론가 고명철은 “변방에서 시조를 쓴다는 자긍심을 지닌 시인 고정국의 존재는 외롭다. 하지만 그는 근대적 자아를 뒤흔드는 세계의 온갖 위협속에서도 더욱 꿋꿋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보인다”고 했다. 리토피아. 6천원.
(진선희기자)

















추천9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