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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literature)의 이상향(utopia)이 될는지, 문학(literature)이 없는(u) 땅(topia)이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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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이름 리토피아가 궁금해졌다. 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조어의 변을 들어보니 literature와 utopia의 합성어라고 한다.
머리방, 이모방, 놀이방, 게임방, 노래방과 같은 조어가 유행했듯
이즘은 겜토피아(game-topia), 주(酒)토피아, 뮤토피아(music-topia)
그런 말들이 떠도니 리토피아라는 조어는
시류를 잘 타고난 멋진 이름임에 틀림없다.
유토피아라는 소설(토마스 모어)이 있다.
뭐 다 알다시피 유토피아는 이상향(理想鄕)이라는 뜻이다.
소설은 중세의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나기 시작한
16세기의 영국을 배경으로 당시의 종교적 억압과
귀족적 권위, 불평등한 사회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리토피아의 '창간의 변'을 살펴 읽었다.
이 땅의 모든 삶을 끌어안고 고뇌하는 문예지......
자생적 담론으로 생명질서의 회복을 추구하는 문예지......
한국문단의 대표적 부조리인 문단권력을 지양하고 ......
감히 패거리문학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다니, 참으로 장하다.
어찌 보면, 그 준엄한 신 중심적 사회에서 인간 중심적 사회로
전환을 시도했던 토마스 모어보다 징한 사람들이지 않은가.
그러나 아쉬운 것은,
창간의 변은 쉬르-선언보다 폼나 보이지만
그에 걸 맞는 실천적 형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직것 그랬으니, 이제는, 앞으로는 뭘 어쩌겠다는 게 있어야하지 않는가.
말로만 '이제 너네 하고는 안놀아' 그렇게 돌아선다고 해서
문학권력이 사라지는가. 패거리문학이 사라지는가. 얽힌 끈이 풀어지는가.
나는 리토피아라는 이름을 궁금해하면서 은근히
삶의 땅(life-topia)의 조어이기를 바랬다. 당치 않을 일이겠지만,
형식적으로나마 저 죽은 문학의 틀을 깨고 나와
'자족적인 분위기에 빠진 문학의 꿈꾸기를 부정'하고
진정으로 문학이 이 땅의 소외된 삶에 기여할 수 있는,
뭔가 새로운, 이제부터는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이며
실천적 행위가 밑 두어 있기를 바란 것이다.
리토피아는 잘 구성되어 있고, 탄탄하며 보기에 좋다.
그러나 앞으로 리토피아가 저 다져진 세력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문학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제법 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무언가 다른 실천적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창간의 변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Utopia는 그리이스 말로,
없는(U) + 땅(Topia) 이다. 리토피아(li-topia)가,
문학(literature)의 이상향(utopia)이 될는지 문학(literature)이 없는(u) 땅(topia)이 될는지
나는 오래 더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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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종권님의 댓글
장종권 작성일영광스러운 방문입니다. 본명만 밝혀주셨다면 더 없는 영광이겠으나 차마 밝힐 수 없는 형편인 것으로 알고 그냥 남겨두겠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시고 또 그만큼 면밀히 검토해 주시니 단 소리 쓴 소리 모두 버리지 않고 가슴에 새겨두겠습니다.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듣고보니 왜 그 점은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쉽기도 했습니다. 특히 '리토피아'가 삶의 땅(life-topia)의 조어였으면 하는 부분은 제게 대단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두고두고 곱씹어야할 말씀이었습니다. 신생 문예지들이 감초처럼 써먹는 문구들 별 뜻없이 사용했던 점도 반성의 대상입니다. 하지만 리토피아의 모든 편집위원님들이 공통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면이 있습니다. 그것은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절대로 '이렇게는 하지 않겠다'는 것을 리토피아의 자세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완성의 추구'보다 '미완성의 손질'에 더 비중을 두겠다는 것입니다. '리토피아'는 힘이 있는 문예지가 아닙니다. '리토피아'가 한국문단을 책임지는 일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비록 모션은 보잘것 없이 작고, 꿈 역시 소박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리토피아는 '젊은 자유'를 바탕으로 하여 끈질기게 새로운 '비전'을 창출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제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실명이 아니라 삭제했다가 다시 살려놓는 과정에서 제목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어휴, 이를 어째야할지. 제가 사람이 착하진 않아도 보통은 말을 참하고 부드럽게 잘하는데, 이거 약주가 과하여 그리 되었습니다. 비아냥대는 말투를 존경하는 H시인님, 그리고 많은 어른들이 계시는 터에 퍼질러 놓다니 참으로 민망할 일입니다. 말투가 그렇지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내 지워져 한편 허전하기도 했지만, 취중허언이 감추어질 터라 무릇하였는데....... 크게 절하여 사과 드립니다. 윗 글을 지우려 했는데, 번호를 잘못 기억하는지 잘 안됩니다. 이름을 감춘 것은, 법을 몰라 그리 되었을 뿐입니다...... 김재성(kim5904@hanmail.net . <a href=http://member.kll.co.kr/kim5904/ target=_blank>http://member.kll.co.kr/kim5904/</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