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자유게시판
한가위 인사
페이지 정보

본문
한가위 인사
모진 태풍도 있었지만 우리 집 대추나무가 올해는 해걸이를 하나봅니다. 가지가 찢어질새라 노심초사하며 늦가을 해마다 대추를 따게 하던 나무에 지금은 겨우 몇개의 대추만 달려있습니다. 올해 나는 모처럼 대추나무에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그러나 그게 대추나무, 제 탓도 아닌데 적게 달렸다고 이번엔 대추나무가 내게 미안했던지 몇 알 가지에 멱살 잡힌 푸른 대추는 주먹만하게 제 몸을 부풀리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만을 골라 주인에게 바치겠다는 눈물 어린 충정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따지 않아도 대견하고 기특한 대추나무는 영락없는 제 막내 자식입니다.
한가위 연휴가 시작되는 아침입니다.
저를 알고 기억하시는 모든 분들께 한가위 축복을 전해 드립니다.
어느 대중가요의 노랫말입니다.
"있을 때 잘 해"
오늘 고향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한 번쯤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비단 부모님이나 아내 혹은 남편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모든 분들, 아니 이웃들에게 고향에게 친구에게 두루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고아처럼 자라 지금도 양가 부모님 한 분도 남아 계시지 않은 고향을 생각하면 쓰라린 후회가 문신처럼 가슴에 남아있는 저는 명절 때만 되면 동구밖에서 늦은 밤까지 저를 기다려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아버지는 저를, 저는 아버지를 직감적으로 알아보게 했던 어린 날의 꿈 같은 시간을 떠올리면 유행가 가사가 아니리도 '있을 때 잘 하라'는 말은 진리 중 진리 같습니다. 고향에 가서도 저처럼 쓸쓸한 무덤만 바라보지 마시고 온 가족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풍경 만들고 귀가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인자
모진 태풍도 있었지만 우리 집 대추나무가 올해는 해걸이를 하나봅니다. 가지가 찢어질새라 노심초사하며 늦가을 해마다 대추를 따게 하던 나무에 지금은 겨우 몇개의 대추만 달려있습니다. 올해 나는 모처럼 대추나무에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그러나 그게 대추나무, 제 탓도 아닌데 적게 달렸다고 이번엔 대추나무가 내게 미안했던지 몇 알 가지에 멱살 잡힌 푸른 대추는 주먹만하게 제 몸을 부풀리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만을 골라 주인에게 바치겠다는 눈물 어린 충정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따지 않아도 대견하고 기특한 대추나무는 영락없는 제 막내 자식입니다.
한가위 연휴가 시작되는 아침입니다.
저를 알고 기억하시는 모든 분들께 한가위 축복을 전해 드립니다.
어느 대중가요의 노랫말입니다.
"있을 때 잘 해"
오늘 고향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한 번쯤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비단 부모님이나 아내 혹은 남편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모든 분들, 아니 이웃들에게 고향에게 친구에게 두루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고아처럼 자라 지금도 양가 부모님 한 분도 남아 계시지 않은 고향을 생각하면 쓰라린 후회가 문신처럼 가슴에 남아있는 저는 명절 때만 되면 동구밖에서 늦은 밤까지 저를 기다려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아버지는 저를, 저는 아버지를 직감적으로 알아보게 했던 어린 날의 꿈 같은 시간을 떠올리면 유행가 가사가 아니리도 '있을 때 잘 하라'는 말은 진리 중 진리 같습니다. 고향에 가서도 저처럼 쓸쓸한 무덤만 바라보지 마시고 온 가족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풍경 만들고 귀가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인자
추천142
- 이전글제2회 한국시인협회 주최 <제 555돌 한글날 기념 전국 고교생 백일장> 참가 안내 02.09.26
- 다음글리토피아 문학회 가입신청관련 02.09.1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