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추천작품

200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시>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5,268회 작성일 08-02-16 01:52

본문

부레옥잠

몸때가 찿는 것은 내 오랜 지병이라, 꿈속에서도 너를 탐하여
물 위에 空房 하나 부풀렸으니 알을 슬어 몸엣것 비우고 나면 귓불에
실바람 스쳐도 잔뿌리솜털 뻗는거라 가만 숨 고르면 몸물 오르는
소리 한 시절 너의 몸에 신전을 들었으니

참 오랜만에 당신
오실 적에는 볼 밝은 들창 열어두고 부러 오래 살을 씻겠네 문 밖
에서 이름 불러도 바로 꽃잎 벙글지 않으매 다가오는 걸음소리에
귀를 적셔가매 당신 정수리 위에 뒷물하는 소리로나 참방이는 뭇
별들 다 품고서야 저 달의 맨낯을 보겠네

<심사평>

한편의 시의 탄생은 한 생명의 탄생 만큼 눈부신 일이다. 수많은 독자의 기대를 받으며 신춘 정월 초하루에 태어난 시는 분명 축복받은 시임에 틀림없다. 금년도에도 그런 시가 태어났다.

당선작으로 뽑힌 신미나의 ‘부레옥잠’은 부유성 수초인 ‘부레옥잠’이라는 작은 사물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서정성의 깊은 완성을 획득한 시이다.

“몸때가 오면 열 손톱마다 비린 낮달이 선명했다//…가만 숨 고르면 몸물 오르는 소리 한 시절 너의 몸에 신전을 들였으니…”

시대와 삶을 투시하는 사상성이나 새로운 언어의 탐색은 없다 하더라도 사물에 대한 정감과 생명에 대한 여성적 상상력으로 넘치고 있는 빼어난 작품이다.

이 작품과 함께 끝까지 선자들의 손에 남았던 작품으로는 유병록의 ‘흰 와이셔츠오리떼’, 김서영의 ‘자벌레’, 박미산의 ‘파티마는 천왕봉에서 나를’, 박성준의 ‘에스컬레이터도 밟으면 꿈틀한다’, 김초영의 ‘스트렌딩 증후군’, 박도준의 ‘젖은 구두’ 등이었다.

볼링장의 레인과 벗어나지 못하는 일상을 절묘한 비유로 풀어낸 ‘흰 와이셔츠오리떼’, 엎드린 당신의 발을 끈질기게 물고 있는 삶의 늪을 묘사한 ‘젖은 구두’, 작은 생명에 대한 놀라운 순간을 환희로 포착해낸 ‘자벌레’ 등은 충분한 수준을 보여주는 가편이었다.

시는 언어 예술의 정점이다. 필연성 없는 산문성의 경향, 언어의 무절제한 낭비, 소통 불가의 시들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치열한 시정신과 절제된 언어로서 서정시 본래의 감동을 획득하는 시인이 되기를 기대한다.

추천11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