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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시조/김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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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5,429회 작성일 08-02-16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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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집
김사계(본명 김동인)  


 다녀갔나 보다 구석집 아들 내외
눈 어두신 할머니 삼십촉 등 켜시면
그 소식 궁금한 마을 길어지는 시골밤

남은 건 두 마지기 비탈진 감자밭뿐
말없는 노안 속에 좁아지신 마음이
남의 말 일축하시듯 어두운 등 끄신다

새벽잠 대신하여 켜 놓은 텔레비전
자고 나면 평당 가격 수백씩 오른다는
도회지 삶터 값들을 며칠째 쏟아 낸다


[심사평]
빼어난 종장 처리, 현실감 생생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은 아홉사람의 48편이었다. 단수로만 응모한 사람도 있었고 연시조, 혼합연형시조 등 시조의 다양한 형식을 활용한 작품들이었다. 응모자들이 시조를 다루는 솜씨들이 여간 아니었다. 따라서 시조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져도 좋겠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이 작품들을 두고 심사위원들은 시조 창작에서는 시조의 형식을 다루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 점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작품의 완성도에 주목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두 개의 달력〉 〈구석집〉 〈그 겨울, 갯벌〉 〈울 할매 젖〉 등의 작품을 두고 논의를 거듭했다. 그 결과 작품 〈구석집〉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구석집〉은 농촌 현실과 홀로 사는 노인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었으며, 특히 시조의 형식 활용에서 종장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잘 살려낸 것은 압권이었다. 그리고 압축과 생략으로 할 말을 다 하면서도 말을 줄이는 능력을 높이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작품 외에 함께 응모한 작품들에서도 당선작에서 보인 미덕을 살리고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개인적 서정에 머물지 않고 시야가 넓은 점, 회고조에 기대지 않고 현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 등을 높이 샀다. 본심에 오른 다른 응모자의 작품들도 시조의 형식을 잘 이해하고 형식미를 살려내고 있었으나 조금씩의 아쉬움이 남는 작품들이었다. 다음 기회를 기대하면서 창작의 열정을 불태우길 바란다. / 심사위원=한분순, 문무학


[당선소감]
시조 더 사랑할 길 열어줘 감사

먼저 시조를 더욱 사랑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농민신문사와 미흡한 글을 뽑아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에게 큰절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눈이 내렸던 길이 녹았다 다시 얼어붙는 시간쯤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순간 제 몸도 얼고 있었습니다. 당선소감을 적어 보내라시는 전화에 의심의 귀가 자꾸 대답하는 목소리를 작게 만들었습니다. 땅거미가 오는 시간. 의심을 푼 마음이 이젠 걱정을 앞세워 자신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먼 길이 보입니다. 첫걸음을 놓는 발끝이 무척 무겁게 느껴집니다. 지나간 이른 봄에 산을 다녀오면서 엉겅퀴 새싹을 보고 느낌을 쓰다가 우연히 시조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어린 새싹에도 자기 모습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 주었던 엉겅퀴의 가시. 아무렇게 돋아난 게 아니라 규칙적인 그리고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그 거리에서 엉겅퀴가 엉겅퀴로 자라고 있었습니다. 음수를 놓고 음보를 재고하던 일이 결국 시조를 가까이 사랑하게 된 이유가 되었습니다.
당선이라는 말을 가끔 접하긴 하지만 이처럼 부끄럽게 만들 줄 몰랐습니다. 가야 할 길이라면 소신껏 가야 할 것 같아 뽑아 주신 심사위원님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길을 가리라 다짐합니다. 습작 때마다 제일 먼저 읽고 그 느낌과 호흡을 말해주던 독자1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추천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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