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추천작품

2007년 광주일보 신춘문에 당선작 <시>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4,700회 작성일 08-02-16 01:20

본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몸의 저울눈


정재영
  


푸줏간 주인이 고기 한 칼 썩썩 썰어
척, 저울에 올리자 바늘이 바르르 떤다
그의 손대중이 저울눈 하나를 겨냥해
잠시 그 경계를 넘나들다가 딱 그 눈금에서 멎는다
얼마나 칼질을 해댔으면……
칼 쥔 손에 저울눈 하나가 직감처럼 꽂힐 때까지
마음의 저울추가 수도 없이 진자운동을 거듭했으리라
모자라서 보태고, 넘쳐서 덜어내는
모자람과 넘침이 오락가락 셀 수도 없었으리라
내 몸에 던져지는 생의 부하를 짚어내면서
내 안에서도 저 저울처럼 바늘 하나가 수도 없이 흔들렸다
모자람과 넘침 사이에서 흔들림이 계속되고 있다
살코기 한 덩이에 요동치는 저울처럼 내 몸도
등짐이라도 끙, 지고 일어설 때면 바르르 떨던 것이다
나는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가늠하며
저 푸줏간의 저울처럼 참 많이도 흔들리며 살아온다
저울은 이제 평정을 되찾았다
생의 무게를 내려놓고서야
꺾인 허리 반듯이 펴지던 어머니처럼.

정재영

▲1952년 순천 출생
▲한양대 행정대학원 졸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실 근무

추천11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