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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 / 이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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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
얼음군대 몰려오는 발굽소리 요란하다
바람 멎고 들판에 서릿발 긴장 팽팽하다
과녁은 극동아시아의 한반도 오뉴월 풀밭이다
한들 고추모종 얼음폭탄 맞고 다 죽었다
올 가을에는 중국이 고추 값을 결정하겠다
영천장 고추전에서는 입씨름이 잦겠다
여자들은 밤농사 시원찮은 남편 것은 못 쓰니까
수입 꼬치로 겨울을 나야겠다고 낄낄거린다
오뉴월에 김장 걱정으로 더위 먹는다
** 2006 <작가정신> 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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