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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 앞바다
세계로 향하는 쪽빛 난바다에
이렁이렁 대왕암 오르던 일출은
너그러운 붉은 웃음이 넘쳐나라

구럭에 돐아기 등에 업고
물항아리 머리에 인 성산포 아가씨,
가슴속에 넘쳐 흐르는 그리움,
바깥으로 쏟아붓지 않고 조신조신

우도로 이어지는 외줄기 논두렁길
낭창한 허리 두고가는 걸음이어서
그만 시선을 빼앗기던 돈내천초입
석장승 부릅뜬 퉁방울눈이 우스워

탱탱하게 물 오른 처녀유자귤
뻗은 나뭇가지에 황금등이 걸려
절로 익어 낼모레 터질 듯
새그라움 혀끝에 깔깔이 붙어

머언 바다 고기잡이 나간 밤뱃길
밝히려는 야무진 너의 꿈,
부글 부글 끓며 넘치는 속정에도
살아 돌아와만 주!

올망졸망 초가지붕에 깜장돌도
구럭에서 반짝이던 아기눈망울,
나뭇가지에 작은 에메랄드등도
밤뱃길 잊지 않고 걸어 두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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