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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거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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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거름 풍경 *
안재동
천계리 뒷산 산등성이
나즈막 갈대숲은
아이들이 꿈나무를 키우는 공간
여느 때처럼 신나던 아이들
땅거미에 쫓기다
흘리고 간 동화
노을에 불그스레 탄다
온 들녘으로
구수하게 퍼지는
동화 타는 냄새
온종일
장터 하늘을 박박 긁어대던
목 쉰 호객 소리들
이제 피곤에 절어
상인들의 보따리와 궤짝 속으로
삐질대며 기어들고
포목가게 아저씨의 달력에서
지워지는 하루
어둠이 자랄수록
풀벌레들이 별들과 다정하게
도란거리고
맑은 개여울에 몸 담근
시리도록 하얀
쟁반달 아름다움에 취해
비틀거리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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