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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뼁끼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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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뼁끼통
미사리 조정경기장 뒷편 우측으로
한참 들어가다 보면 숲길이 나오고
그 숲 속에 통나무 집이 떠억 서 있다
뼁끼통을 쓴 소설가의 집이 맞느냐는 질문에
나는 고개만 주억거린다
주인장은 맨날 시만 쓰다가 밤을 새우는 시인인데
소설은 언제 쓰느냐는 질문에 하늘만 쳐다보았다
가게를 지키는 여인은 손님들이 들이닥치면 쥐방울처럼
일층과 이층을 콩닥콩닥 뛰어다니는 통에
주인장의 머리에 쥐가 난다는 설이 분분하고
혹자는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냐고 묻기도 하고
부부냐고 묻기도 하지만
주인장은 이때까지 한번도 입을 연 적이 없었다
손님들은 일단 그 숲 속에 들어오기만 하면
콩떡이 되도록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놀다가
기차를 놓쳐버린 승객처럼 대리운전수를 불러서
그 숲을 빠져나갔다
그저꼐도 일상의 탈출을 꿈꾸는 회원들이 놀러와서는
홍어좆이 되도록 놀다가 밤 열두 시가 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숲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들이 부르다가 흘리고 간 노래들을 기억하며
한 뼘씩 자라고 있다
잎새마다 노래 가사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푸른 여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중이다
가을과 겨울에는 사랑병을 앓는 이들이 찾아와서
사랑을 노래하다가 돌아가곤 했는데
그들이 돌아가곤 난 뒤엔 숲들이
사랑에 빠져 슬픈 낯빛을 띤 것을 본 적이 있다
사랑스러운 이들이 와서
숲을 키우다가 돌아가고 나면
주인은 간밤의 술냄새를 지우기 위해
아침 햇살들을 불러들여서 마당에 세워놓는다 .
***리토피아 회원님들께서 좋은 설 명절을 기쁨 가득히 보내시기를 빕니다. 기분좋은 명절이 되십시요~~~~ 뼁끼통 바로가기
추천343
댓글목록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설 잘 쇠셨습니까?<br />
이런 좋은 설 인사 올리신 걸 이제서야 보았습니다. <br />
이진수 시인님께도 금년 한 해 건강과 건필이 가득 넘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