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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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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장
댓글 0건 조회 3,942회 작성일 03-01-0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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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렴          



1
깊이 흐를수록 뜨거워진다는 건 돌아올 메아리가 아닐지도 몰라요 그건 열매들이 익어가는 소리이거나 팽창하는 하늘의 속삭임일지도 몰라요 갈대가 맨발로 웅숭그린 강가에서 당신을 떠나 보내고 물수제비를 뜨며 단발간격으로 수면 흔들어 놓는 납작 돌멩이의 몸부림이 낯설지 않은데요 당신의 말대로라면 저 돌멩이의 마지막 흔적이 바닥을 울리는 순간 찡한 뜨거움으로 녹아 흐르겠지요

2
맨 처음 당신을 찾아 나섰던 그 자리 거기 나는 꼼짝없이 발묶여 있는데요 깊게 흐를수록 멀어지는 당신을, 아득한 바닥에서 푸른 피 흘리며 나는 다슬기처럼 시큼해지는데요 뜨겁다니요 시리디시린 혈관 껴안아 주는 건 피붙이같이 뿌리 얽힌 갈대뿐이었어요

3
어쩌면 물구덩인 듯 보여요 깊어지라 한 마디를 水深만큼 던지고 뗏목 따라 떠난 당신을 돌아올 거라 손꼽는 망부석 하나가. 어쩌면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먼 나루 하나 남겨 놓고 떠났는데요 혹 돌아올지도 모르지요 수증기나 구름 혹은 비가 되어 당신이 깊게 박아놓은 혈관의 뿌리를 뜨겁게 헹궈주리라 믿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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