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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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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병어젓
박옥영
1
이 새 저 새 해도 먹새가 으뜸이라
고흥 진석화
낙월도 백하 영암 모치젓
강진 꼴두기 함평 병어젓
푸욱푹 삭아
짭짤하게 간이 들어도
바다를 끼고 사는 제 어미 품속에 자라서
입맛이 다 다른 법이라
2
오늘이 벌써 칠일이니
설장이 서겠네
한창 병어젓, 엽삭젓 맛이 들겠네
칼칼한 겨울비 내리는 장터
해 지기 전부터 장작불 지필 것이네
평생 보따리 챙겨들고 살아
더러 모나고 휘어졌지만 억척스레 살아남은 얼굴들
온나절 선짓국 설설 끓다
병어젓 한 쪽지에 간 맞추며
훌훌 막걸리 들이켜 불을 쬘 것이네
파장한 시장 모퉁이
구구절절 마지막까지 지키고 서서
수더분한 손매로 몇십 번 손을 잡았을
온갖 자식자랑 늘어놓는 목숨들
아, 설 대목 바쁜 틈에도
짭짤한 겨울비 내리고
장바닥 여기저기 퍼 놓은 장국냄새
아직 그리움 버리지 않았을 게고
오랜 근심에 삭아 골골한 할머니 무릎 앞
비좁은 틈새로 꾸역꾸역 파고 들어와
갖은 흥정에도 저렇듯 넉살좋은 병어새끼들
아직 싱싱하니 설 밑천이 되겠네
철퍼덕 앉은 병어 몇 마리
인사성 밝은 뉘집 새끼 만나자
도톰한 손바닥들 탁탁 치며
금방이라도 팔딱 뛰어오를 듯 뛰어오를 듯
3
비 오는 함평장터
입심 좋게 타던 장작은
삭아들수록 옹골찬 불담이 되고 함평 병어젓은
뼈마디 살점 하나 하나
푸욱푹 삭아야 제 맛이지
겨울엔 더러 비가 내려야 제 맛이지
박옥영
1
이 새 저 새 해도 먹새가 으뜸이라
고흥 진석화
낙월도 백하 영암 모치젓
강진 꼴두기 함평 병어젓
푸욱푹 삭아
짭짤하게 간이 들어도
바다를 끼고 사는 제 어미 품속에 자라서
입맛이 다 다른 법이라
2
오늘이 벌써 칠일이니
설장이 서겠네
한창 병어젓, 엽삭젓 맛이 들겠네
칼칼한 겨울비 내리는 장터
해 지기 전부터 장작불 지필 것이네
평생 보따리 챙겨들고 살아
더러 모나고 휘어졌지만 억척스레 살아남은 얼굴들
온나절 선짓국 설설 끓다
병어젓 한 쪽지에 간 맞추며
훌훌 막걸리 들이켜 불을 쬘 것이네
파장한 시장 모퉁이
구구절절 마지막까지 지키고 서서
수더분한 손매로 몇십 번 손을 잡았을
온갖 자식자랑 늘어놓는 목숨들
아, 설 대목 바쁜 틈에도
짭짤한 겨울비 내리고
장바닥 여기저기 퍼 놓은 장국냄새
아직 그리움 버리지 않았을 게고
오랜 근심에 삭아 골골한 할머니 무릎 앞
비좁은 틈새로 꾸역꾸역 파고 들어와
갖은 흥정에도 저렇듯 넉살좋은 병어새끼들
아직 싱싱하니 설 밑천이 되겠네
철퍼덕 앉은 병어 몇 마리
인사성 밝은 뉘집 새끼 만나자
도톰한 손바닥들 탁탁 치며
금방이라도 팔딱 뛰어오를 듯 뛰어오를 듯
3
비 오는 함평장터
입심 좋게 타던 장작은
삭아들수록 옹골찬 불담이 되고 함평 병어젓은
뼈마디 살점 하나 하나
푸욱푹 삭아야 제 맛이지
겨울엔 더러 비가 내려야 제 맛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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