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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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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장
댓글 0건 조회 4,678회 작성일 03-01-0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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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위의 탑

이영자          



달동네 언덕바지 구멍가게에서 LG25시 편의점까지
떡볶기집 지나 맥도널드 빠리바케트 건너 뛰고 붕어빵집까지
딸아이는 떼굴떼굴 굴러다니는 중입니다

자, 지금
어디론가 내처 달리는 당신 호주머니 속의 짤랑거림
그것은 동전마다 아름아름 굴리고 온 바퀴들의 볼멘 혓바닥
바퀴 사이로 휘감겼던 눈빛들이
뜨겁게 조였다 헐거워지는 소리 잠겨 있지요

울퉁불퉁 바퀴가 되기 전
한 잎의 해였고 한 잎의 달이었고
해와 달이 구름에게 먹힌 날의 막 구워낸 한 입 빵이었던
동전의 길

빵을 사먹을까? 돼지저금통에 넣을까?
고민에 빠진 딸아이와 뜨거운 이마 맞대고
자, 이제 날아올라 볼까요

까마득히
어머니 먹지 않고 입지 않고 쌓아올린 동전 위의 탑까지
팔랑팔랑

날아올라 가만히 손바닥 펴면
매질처럼 따가운 햇살의 가지 위로 벙긋벙긋 피어오른
딸아이 얼굴 한 잎 붕어빵 한 입

눈앞이 아찔합니다
더 이상 굴러 떨어질 바닥이 보이지 않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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