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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김왕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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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노
너를 부러워 한다 볼 상 사납다 외면하는 저 짧은 안목을 꿈에 볼까 두렵다 호들갑 떠는 저 무리들 저들이 어찌 하늘을 네 소유로 돌리고 네 영혼을 수송 할 두장의 겉날개와 두 장의 속 날개가 돋는 생명의 시간을 예견 할 수 있으랴 캄캄한 지층 같은 꿈속에다 별똥별이 하늘을 건너가듯 획을 긋고 날아간 자는 오직 네 선조뿐이었다 징그럽다 손가락질하며 서로 입속말하는 아직 윤곽이 잡히지 않는 얼굴에다 천형을 받고 있다느니 별소리 다 하는 저 들의 무례함을 이 시대의 습성을 박차며 네가 가야할 하늘에 연줄처럼 풀려갈 길은 예비 되어 있나니 네 익은 잠을 위하여 스스로 등불 끄는 손도 있나니 너를 부러워 한다 어둠을 건너고 철책 같은 경계를 넘어 푸른 날개 소리 지천으로 뿌릴 자는 오직 너 뿐이다 아직은 징그럽디 징그러운 몸뚱아리야
*우리 집에는 내 엄지 손가락 세 배가 넘는 굼벵이를 키우고 있다. 내가 돌보는데 먹이는 흙이다.그 흙의 습기가 알맞아야 하는데 오늘 아침에는 무었이 고민스러운지 그 허연 몸뚱아리를 밖으로 내 놓고 명상 하고있었다.그를 키운지 벌써 넉달이 지났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가 부럽다.날개를 가지기 위한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그의 자세가 숭고하다.곤충도감에 나오는 그 멋진 장수 풍뎅이의 굼벵이라는 신분 하늘을 산책하고 푸른 모든 상수리 나무의 주인 우리 모두도 아직 익화 되지 않는 굼벵이 일지 모른다.밥이 뜸이 들 때 까지 끓어오름과 넘침과 침묵의 시간이 필요하듯 우린 잠깐 천형을 받고 있는 것이다.이 시를 읽는 모든 이에게는 날개가 돋아나기를 그리고 저의 첫시집 슬픔도 진화 한다를 많이 사랑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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