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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향기/서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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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향기/서정태
장미
널 두고 오월을 꽃의 여왕
이라고 너 향에 취해 버렸는데
곱던 네 모습이 밤사이 무슨 일이라도
있듯이 모두 꽃잎이 떨어져
내 가는 새벽길 꽃길을 만들어 놓았구나!
바람에 흔들릴 때 진한 향기
온 동네 뿌려놓더니 이제
너 고운 모습 다시 볼 수 없는
앙상한 가지뿐이로구나
단 한철 피우려고 그렇게
감싸고 있던 가시 속에 살짝
얼굴 내밀고 있던 너였는데
태양처럼 붉은 얼굴
사랑을 고백이라도 하듯
노란빛 내던 네 모습 이제
그 고운 얼굴 모두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만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는 개처럼
하늘 향해 치솟아 있으니
벌들도 널 외면하고
내 곁에 아무도 없는 쓸쓸한 바람뿐
주인은 낫 들고 널 베워
아궁이에 던져 버릴까 바라보고 있구나.
잃어버린 시간을 다시 채울 그 시간까지
넌 아픔을 여름 한낮 불볕더위 가마 속에 태우며
다시 그날을 기다리겠지 너에게 입맞춤 하던 날을
2002.05.31. 마지막 가는달 바라보면서
글; 한울타리-- 서 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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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타리 작성일잃어버린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