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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집/윤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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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집/윤용기
월드컵으로 떠들썩한
유월의 첫 주말 오전 퇴근길에
신도림역 플랫폼의 홍익 문고를 찾았다
낡디 낡은 먼지 덮인 시집 한 권이
눈에 번뜩 들어온다
"그리고 우리, 말은 않지만" 민영희(본명김관식)시집 1989년 베델사간
번쩍이는 뇌리에 뭔가가 보이는 듯
낡디 낡은 시집 단돈 1000원에 목을 빼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줄 한 줄 시에 매료되어 가는 퇴근길은
오지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듯
마냥 즐거웁다
어제의 몽롱한 육신의 고통도
모두 잊어버린 채
내 영혼의 부활을 노래하는 듯 하다
살아 있어 살고 있다고 어찌 말하겠는가
티끌 만한 나의 육신도 시계의 초침이 흘러가 듯
어김없이 집과 회사 그리고 전동차 후부 1평 남짓한 공간에서
사유하고 고뇌하며 나의 마음의 집을 지었다가 허물고.....
전동차가 흔들린다
내가 살아 있음의 증표인가
안내 방송은 안양 역을 알린다
내 삶의 중간역 그 마음의 집은 어디일런가
200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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