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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남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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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남태식
위험하다
때 아니게 도로 위에 막간처럼 쏟아지는 겨울빗발이
꺾어진 길에서도 절대 죽이지 않고 질러가며 내닫는 휘청거림이
휘청거리며 중앙선을 넘어 달리는 속도가
위험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바다를 붉게 적시며 떠오르는 해가
모른다 나 모른다 당연하게 붉어진 가슴 열어놓는 하늘이
언제 가슴 열었더냐 시침 뚝 따며 손사래 치며 재빠르게 검은 장막을 치는 구름이
위험하다 위험하다 위험하다
길을 지키던 나무가 추위에 꽁꽁 얼어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는 미련같은 남은 잎새를 버린다 속절없이 뿌리를 버린다 뚝 뚝 모가지를 버린다 끝내 길을 버린다
꼭 꼭 잡았던 손목 힘없이 풀며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허연 속살을 쉴새없이 뒤집는
바다여 바다여 바다여
아아 이렇게 문이 많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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