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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등/김왕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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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왕노
댓글 0건 조회 5,868회 작성일 02-03-16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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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등/김왕노

 

 

남자의 등은 사막으로 되어있다
철모가 나뒹굴고 탄피가 흩어져 있고
청춘이 유배되어와 절망의 자산어보나 꿈의 목민심서를 쓰다
모래가 되어 가는 곳 모래 바람으로 하늘을 뒤덮기도 하는 곳
먼 미지로 떠났던 것들이 한줌 모래로 날아와 버석거리기도 하는 곳
명사산이 밤새 울고 누가 실크로드를 따라가다
사막 가장 깊숙한 곳에 정박의 닻 내리는 곳
안식의 밤을 위해 푸른 달을 기다리는 곳
온갖 탄생과 죽음이 모래 언덕을 이루기도 하는 곳
때로는 거리 어느 모퉁이에 무거운 등짐처럼 내려 싶은 곳
남자의 등은 사막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한없이 넓고 끝이 없고

남자의 등은 사막으로 되어있다
참을 수 없는 구름이 흘러와 비를 내리면
수천 수만 마리 폐어가 깨어나 미친듯 산란하는 곳
그러다 다시 잠드는 곳 꿈의 와디가 흐르다 사라지는 곳
사라진 별과 바람과 꽃이 사랑이 다시 부활을 기다리는 곳
암각화 된 기린과 사자 온갖 야생동물이 어둠에 젖어 울기도 하는 곳
남자의 등은 사막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자꾸 등이 가렵다고 하는 남자들
오늘도 진정한 사랑을 얻으려는 여자가
끝없는 목마름으로
그 먼 먼 사막을 외롭게 낙타로 건너가고 있다

2001년 겨울호 작가사회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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