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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영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정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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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금희 씨(일반부 시부문 당선자)
# D-day
그러나 시의 정체(晶體)로 드러나는 어떤 결기가 부족해 보였다. 정현주님의 <나무를 키우는 나무>外도 대상 사물을 진부하지 않은 시각으로 켜나가려는 의도가 충만했다. 다만 그런 의도를 뒷받침할만 한 시적 구체성과 개연성이 부족해 보였다. 그리하여 끝까지 남은 것은 문혜영님과 정금희님이었다.
문혜영님의 <유채꽃>外는 삶의 진솔한 단면을 따뜻한 정감 속에 풀어내는 무리없는 전개가 호감이 갔다. 그러나 응모된 시편 간의 수준이 고르지 못한 것이 못내 불안했다. 그리하여 정금희님의 <등대>外로 자연스럽게 압축됐다.
▲ 2011영주일보신춘문예 시조부문(일반부) 심사평
제주지역 신춘문예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는지 응모하신 많은 분들이 제주의 정서를 작품에 펼쳐 보였다. ‘해녀, 용두암, 오름, 서귀포, 우도’ 등이다. 작품을 무리하게 이끌고 가느라 그러한 시적 주제들이 큰 결실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생활 속에서 발견한 소재들을 긴강감 있게 끌고 가는 응모작들이 눈에 띄었다. 감상을 진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치밀한 묘사와 관찰로 새로운 감흥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최종심에 오른 임태진의 「제비집」, 이창선의 「섶섬」,오창래의 「우도 생각」, 문제완의 「石衣, 바위가 옷을 입다」, 백점례의 「물의 길은 희다」가 올라왔다.
「우도 생각」은 우도를 어머니와 아버지의 절규로 중첩시키면서 시적 발상을 전환하였으나, 언어를 함축시키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石衣, 바위가 옷을 입다」는 4수로 이끌면서 시적 전개는 무리가 없었으나 부분 부분을 설명으로 처리해 전달의 힘이 약했다.「물의 길은 희다」는 시조를 다루는 부드러움의 힘은 앞섰으나 주제를 살리지 못해 난해한 면이 있었다.
이렇게 해서 임태진의 「제비집」과 이창선의 「섶섬」으로 압축되었다. 이창선의「섶섬」은 나뭇잎 섬으로 귀결하면서 그 풍경을 서귀포와 연결, 전개한 사유의 힘이 있었다. 예컨대 임태진이 다른 작품 「화재주의보」연작에서 보여준 삶의 비명과 탄식처럼. 그러나 「제비집」에서 사글세의 남루한 살림과 삶의 여정을 이입해 특히 “해마다 삶의 이력에 둥지를 틀고 산다”에서 볼 수 있듯이 춥고 가난한 우리 생의 아름다운 풍경과 서정의 밀도를 더 높이 평가했다.
심사 결과, 당선작으로 임태진의 「제비집」을 뽑았다. 앞으로 더 깊은 사유와 서정을 펼쳐 시조문학의 재목이 되기를 바란다. 끝까지 남으신 분들의 작품에도 깊은 애정을 금할 길이 없다. 이번 계기로 도약의 시간을 갖도록 부탁드린다. (심사위원: 이승은 · 박현덕)
▲ 2011영주일보신춘문예 시부문(학생부) 심사평
응모된 시편 중에서 최종까지 눈길을 끈 것은, 세 사람이었다. 예비 문사(文士)들의 열정이 행간에 배어나왔다. 이정환 군의 <거미가 된 여인>外는 시적 환기력이 있는 정황을 꾸려나가는 입담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산문적 속성이 너무 비등했다. 간추림 뒤의 여운에도 눈길을 돌려보길 바란다.
서종은 군의 <화장의 시작>外는 역시 말부림에 능숙하고 말의 뉘앙스를 통해 시적 효과를 내는데도 발군이다. 다만 그것이 생각의 결속만으로 이어짐으로써 공감이 떨어졌다. 묘사적인 환기력에도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송혜경 군의 <D-day> 外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우선 어른 흉내를 내지 않고 자기 분위기로 맛을 낼 줄 아는 진솔함과 찬찬한 눈길이 맘에 들었다. 시를 너무 먼 것에서 찾지 않는다는 그 소박함이 새삼 귀하게 보였다. 들뜨지 않고 자기 현실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시적 여정에 박수를 보낸다. (심사위원: 변종태, 유종인, 문순자)
이 문학고시의 가슴앓이를 위해 제주를 비롯한 경남, 서울, 광주, 전남, 강원, 거제, 대구 등에서 작품을 보내 왔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그 열기는 참으로 대단했다.
시조부문 학생부 작품을 윤독하면서 상투적이고 정형을 지키지 않는 응모작들을 걸러 냈다. 그리고 보니 다섯 명의 학생 작품이 남았다. 다들 고등학생이었다. 다시 전남 목포 문태고 3학년 이태훈의 「샤프연필」과 대구 상원고 3학년 이나영의 「연평도, 울고 있다」두 편이 남았다.
저마다 정형의 율격을 지키면서 긴장과 이완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그 구조 속에서 담아내는 학교생활의 소재와 사회적으로 접근한 연평도 북한도발이 정형의 그릇 안에 오롯하게 담겨졌다.
이나영의 「연평도, 울고 있다」는 민족의 아픈 현실이 우리에게 오버랩되어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사실성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넘치는 힘에 비해 서정성이 약하다. 그러나 이태훈의 「샤프연필」은 “향긋한 냄새”를 가진 나무로 첫 수를 열어 그 나무가 톱밥이 되어 “생각만 남아” 화자는 깎인 영혼으로 “단답형 문제지들을 고개 숙여 풀고 있다”고 토로한다. 이처럼 작품「샤프연필」은 사유의 폭을 넓히면서 생명성을 불어 넣고 있다.
‘영주 신춘문예’ 학생부 시조부문 당선작으로 이태훈의 「샤프연필」을 뽑았다. 부디 민족문학의 정수인 시조를 찰지게 가꿔 좋은 시조시인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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