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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시/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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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골목 안으로 열리는 봄날의 동화(童話) / 정원
   봄은 아이들 시린 손끝에서 왔다
   골목 안은,
   어김없이 가위질 소리로 짤랑거리고
   덩달아 온 세상 흰 밥풀꽃 가득한 뻥튀기 소리 
   와아, 골목 안 가득 풀려나오면
   햇살처럼 환하게 웃음이 되는 아이들
   달그락달그락 알사탕 같은 꿈들은 호주머니 속 숨겨둔
   꽃망울처럼
   시린 바람 끝에서도 붉었다
   햇살에 투영되는 꽃무늬, 유리알 속엔
   알록달록 봄을 틔우는 화원(花園)이 열리고
   동네 골목골목 안은 그 화음에
   구슬 같은 아이들의 눈빛으로 가득 채워지곤 했다
   냄비, 헌 세숫대야, 그렇게 찌글찌글한 “찌글이” 아저씨는
   아이들 입에서 동실동실 허연 엿가루의 봄날을 띄우고
   봄바람에 갈라 터진 손등, 닳아빠진 소매 깃엔
   이따금 춘삼월을 어루는 흰 조팝꽃 같은
   이른 봄빛이 마구 피어오르곤 했다
   골목 길, 
   아이들 하나 둘 길 위에 비워지고
   전등불 스윽 노란 개나리꽃 한 다발 피워낼 즈음
   봄날은 그렇게 장난기 많은 얼굴로
   아이들의 긴 그림자 꼬리를 물고 서 있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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