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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이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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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바다 수선 / 이인숙
나의 바다를 세탁소에 맡겨야겠어요
지저분하고 찢긴 데가 많아요
바다를 맡기기엔 너무 크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정씨 아줌마는 보자마자 수선비 많이 나오겠다며 한숨 쉬죠
너덜너덜한 바다를 뒤집는 순간
물고기들이 옷 사이 헤엄쳐 다녀요
바다를 다시 뒤집으니 가게 안도 조용해지는군요
속을 잘 드러내지 않던 당신
아줌마는 찢긴 상처들을 재봉틀로 박기 시작해요
바다가 가끔 꿈틀거리고
구멍 난 곳에는 시냇물 끌어다 덧대고
박을수록 신이 나 무엇이든 끌어당겨요
찢긴 내 가슴도 촘촘하게 박아줄까요
그래도 흔적은 남게 되고 가끔 비 내리면 가려울 거예요
수선 끝낸 바다, 쳐다보니 구름 사이로 반짝이네요
[당선소감] / 이인숙
늦게 도착한 당선 소식에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꽁꽁 언 날씨가 일시에 풀리는 듯 했습니다
돌이켜 보니 지난 몇 년간 시를 배우면서, 힘든 시간들이 처마에 걸린 고드름처럼 녹아내린것 같습니다.
스스로 지은 시의 누에고치에서 탈피하여 이제 힘차게 날갯짓 하며, 명주실처럼 고운 시를 자아내렵니다.
딸 때문에 갑자기 늙어버린 어머님께 늘 죄송했는데,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되어 다행입니다
나이 들어 시작한 엄마의 시 쓰기를 묵묵히 지켜봐준 현식, 현주 사랑한다. 그리고 함께 공부하며 격려해준 문우들과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과 시의 길로 이끌어주신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약력]
전남 영광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과 졸업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수료
2011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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