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하병연/비는 내리고/경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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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내리고
비 내리자 매실나무는 일제히 입 벌린다
벌컥벌컥 물 먹는 소리 내 심장 소리보다 크다
무슨 일로 비는 내려 하늘이 땅으로 내려오는가?
나뭇가지 하나에 수백 개의 입이 젖어 있다
-하병연 시집 <매화에서 매실로>에서
하병연
경남 산청 출생. 2003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희생>, <매화에서 매실로>.
감상
땅의 생명들은 하늘의 은혜로 산다. 하늘이 땅의 존재를 알리는 없겠으나 하늘의 조화가 없이는 땅의 생명들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하늘의 섭리까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하늘의 존재에 대한 감사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것이 자연의 순박한 이치이고 우주의 단순한 본질이 아닐까 생각한다. 굳이 어려운 이치를 깨달으려 노력할 필요는 없다. 살기 위해 입 벌리는 땅의 존재와 그들을 향해 어김없이 비를 내려주는 하늘의 사랑이 거대한 우주를 끌어가고 있는 것이다./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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