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설태수 시/섬/경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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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태수 시/섬
파도치는 사연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섬이 차마 떠나지 못하는 걸까.
밤에도 몰래
떠나지 못하는 걸까.
끝없는 사연들을 다 듣느라고
저렇게 떠나지 않고 있다.
거친 파도엔 눈물 훔치면서도
도저히 떠날 기미가 없다.
-설태수 시집 말씀은 목마르다에서
설태수
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열매에 기대어, 푸른 그늘 속으로, 소리의 탑, 말씀은 목마르다.
감상
사람은 제가 태어난 땅에서 사는 것이 가장 좋다. 아무리 세상이 거칠고 삭막하다 해도 옮겨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세상은 기쁨만으로 가득한 것은 아니다. 해마다 꽃이 피고 새가 우는 낙원은 아니다. 낙원을 꿈꾸며 사는 존재이어야 비로소 생명의 가치가 빛을 발하게 된다. 우리 사는 세상의 모든 소리와 빛깔과 향기들은 저마다 우리를 위해 독특한 가치를 선물한다. 그 가치들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우리들의 생명 에너지다. 섬은 붙박이로 고독한 존재이나 거친 바다 속에서 그 바다와 이야기를 나누며 생명을 이어가는 우리들, 강력한 개인의 얼굴이다. 섬은 바다를 떠나면 섬이 아니다./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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