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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이순주 시/문/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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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3,874회 작성일 14-03-05 13:30

본문

이순주

평창 출생. 2001년 <미네르바>로 등단.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2008년 <한국기독공보> 시 당선.

 

이순주 시/

 

 

얼마나 간절하면 문門이 되는 것일까

 

상도동 약수터 길 들어서면

두 그루의 밤나무가

길을 사이에 두고

긴 팔을 벌려 맞잡은 채 마주 서 있다

 

가지들 하늘을 향하지 않고

구부려 안은 뜻을

직박구리가

개망초꽃이 말해주지 않아도

나는 알겠다

 

두 나무 뿌리들 엉켜 있을 것인데

마주 보고 수없이 나눈 대화를

 

받아 적은 잎들이 팔랑인다

 

-이순주 시집 <목련미용실>에서

 

 

감상

門은 드나드는 장치다.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고 소통하는 것이 門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런데 이 門이라는 것이 듣는다는 의미의 聞과 음이 같다. 그러니까 애당초 門의 역할은 외부와 내부가 소리로 소통한다는 의미로 시작되었다는 설도 이해가 갈 수밖에 없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이어져 門이 되었다. 나무들 서로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이 門을 통과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기도 한다. 지나가는 동물이나 벌레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스쳐가는 바람의 말을 듣기도 할 것이다. 자연은 가시적인 이해를 넘어서는 불가사의한 존재이다. 우리가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사이에도 자연은 끊임없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면서 따뜻하게 더불어 살고 있는 것이다./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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