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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자연을 통해 인생의 이치를 파악하는 허형만 시인/아파트 11층에서 나는/인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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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2,327회 작성일 14-03-05 12:56

본문

자연을 통해 인생의 이치를 파악하는 허형만 시인

아파트 11층에서 나는

 

 

누구를 만나려고

비는 이리 자주 오시는가

 

오실 때마다 무슨 선물처럼

저리 고요히 잠든 숲을 적시는가

 

빗물은 세상으로 흐르지만

젖는 소리는 하늘로 솟는다

 

아파트 11층에서 나는

마치 수천 년을 돌아온 수도승처럼

 

이 모든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허형만 시집 <불타는 얼음>에서

 

허형만

순천 출생. 197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청명>, <풀잎이 하나님에게>, <모기장을 걷는다> 외 다수. 한국시인협회상, 영랑시문학상, 순천문학상 등 수상. 목포대학교 명예교수.

 

감상

비오는 아파트 11층에서 자연의 섭리를 읽는다. 우주의 비밀을 읽는다. 연륜만이 까닭은 아닐 것이다. 정신도 중요한 덕목이 되었을 것이고, 그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가장 따뜻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비는 숲이 갈구하는 선물이다. 그 선물이 잦다. 은혜로움이다. 하늘과 지표면 숲의 거룩한 상호작용을 가운데인 아파트 11층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시인은 스스로 수천 년을 돌아온 수도승이 된다.

 

하강하고 상승하는 기운들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에서도 항상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주고받음으로 해서 자연은 이리도 건강하게 지속되어 왔다. 비만이 아닐 것이다. 햇살도 은혜다. 바람도 은혜다. 지상의 것들은 다시 받은 은혜를 하나도 빠짐없이 하늘에 돌려준다. 자연의 변하지 않는 섭리다. 이기적인 생각으로 자신만 지키며 평생을 마치 싸우듯이 살아온 사람들은 읽기 어려운 현상이다.

 

받은 것만큼 주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에는 받은 것보다 더 주면서 사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다. 받은 것을 챙기기만 하고 내주지 않으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 될 것이다. 어차피 지상의 세계를 떠나는 날에는 모두가 빈손이라는 거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아낌없이 주어도 더 가는 일은 없지 않겠는가. 아예 받은 것이 없다 하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인간도 자연이니까. 우리는 자연의 선물이고, 받음으로 인하여 존재하는 것이니까./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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