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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송영숙 시/버섯/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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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2,824회 작성일 14-03-05 13:05

본문

송영숙

대전 출생. 1993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할미꽃과 중절모, 벙어리 매미.

송영숙 시/버섯

 

 

죽은 나무에서만 피어나는 꽃

웃어본 적도 울어본 적도 없지

습습하고 눅눅한 그늘에서 나고 자라

시도 때도 없이 온몸에

저승꽃 만발하지

그것도 꽃이라고 목에 빳빳이 힘을 주면

힘줄 불끈 솟아 맹렬해지지

혼자 웃지

태생이 말이 없는데다가

눈 뜨고도 앞 못 보는

입 있어도 말 못 하는

 

죽은 나무에서 피어나는 꽃이라니

 

-송영숙 시집 벙어리 매미에서

 

 

감상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대부분의 버섯은 왜 살아있는 나무에는 쉽게 뿌리를 내리지 못할까. 강인한 생명력에는 왜 주눅이 드는 것일까. 왜 습한 그늘 속에서만 터전을 구축하는 것일까. 곤충의 사체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동충하초이고 보면 아마도 버섯은 자연 섭리 중의 하나를 특별히 명령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버섯은 살아있는 것들의 완벽한 자연에의 회귀를 촉진시키는 존재로 보아야 할 듯하다. 그렇다면 모든 존재는 생명이 붙어 있는 순간에만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죽어서도 시급히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작용들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죽은 나무는 버섯을 불러들인다. 버섯은 죽은 나무의 자연스러운 분해를 시작한다. 생명체는 생명이 꺼져도 마지막까지 에너지를 남기고 그 에너지를 이용해 자연으로 완벽하게 회귀한다. 그 마지막 에너지를 섭취한 버섯이 사람의 몸에 좋다고 한다. 신약이라고 한다. 죽은 나무에서 피는 꽃, 신약인 이유를 알만도 하다./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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