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김유석 시/물꽃/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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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석
전북 김제 출생.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에 당선. 199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201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상처에 대하여>.
김유석 시/물꽃
봄바람에 목마른 흰나비
소 발자국에 고인 물을 빨아먹는다.
무거운 길을 글고 간
소의 생각을 알기나 한다는 듯
소가 걸어간 쪽으로
팔랑거리다
다시 돌아와서
물에 비친 제 모습을 빨아먹는다.
김유석 시집 <놀이의 방식>에서
감상
인간이 중심이 된다는 것은 인간 이외의 존재는 모두 인간을 위해 존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만물을 주재한다는 것은 인간 이외의 만물에게는 거의 인간이 신적인 존재에 해당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럴지는 모르겠다. 우리가 끊임없이 인간 중심으로 살아가는 동안 인간 이외의 존재들은 인간에 의해 심각한 상처와 훼손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 자연 중심가들의 일관적인 견해다. 자연 중심의 우주론적인 사고로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하겠다. 인간 중심의 사고는 금방 나 중심의 폐쇠적 사고로 변하게 된다. 나 중심에서 떠나고, 인간 중심에서 떠나야만 비로소 세계가 평화롭지 않을까. 무심히 생겨난 소발자국에 고인 물, 그 물을 생명수처럼 빨아마시는 나비의 세계가 꿈처럼 평화스럽다./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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