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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비켜준다는 것/안도현 시(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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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4,237회 작성일 13-01-09 18:42

본문

비켜준다는 것

 

 

둥굴레 새싹이

새싹의 대가리 힘으로

땅을 뚫고 밖으로 고개를 내민 게 아니다

 

땅이 제 몸 거죽을 열어 비켜주었으므로

저렇드키, 저렇드키

연두가 태어난 것

 

땅이 비켜준 자리

누구도 구멍이라 말하지 않는데

둥굴레는 미안해서 초록을 펼쳐 가린다

 

-시집 ‘북항’ 중에서

 

 

안도현

1961년 예천 출생.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온 여우’ 외 다수. 우석대 문예창작과 교수.

 

 

감상

본래 생명체는 생명체 자체의 힘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생명 에너지는 신비로운 것이어서 자신의 에너지만이 아니라 자연의, 혹은 우주의 에너지를 나누어 받아야 비로소 생명체의 모습으로 모습을 드러낼 수가 있다. 씨앗은 자체의 능력으로는 발아할 수가 없다. 적절한 온도와 적절한 습기와 적절한 흙이 있어야 싹을 틔운다. 게다가 그를 보살피는 숱한 인연들이 있어 그는 건강하게 자라고 아름답게 성장하게 된다. 자연과 우주의 에너지를 도움 받아 생명을 시작하였으니 의당 자연과 우주에 감사하고, 또 다른 생명을 위해 자신의 남은 에너지를 바쳐야 한다. 그것이 우주와 자연의 법칙이고 생명의 법칙이다. 가족이 있어 생의 근거가 있고, 이웃이 있어 삶의 의미가 생기며, 친구가 있고 동료가 있어 우리는 이 세상이 즐겁고 편안하다. 그들의 보이지 않는 에너지 제공이 나를 살게 하는 힘이 되어주는 것이며, 나 역시 모르는 사이에도 누군가에게 삶의 희망과 힘을 주고 있으니, 인생이 이처럼 살만 한 것이 아니겠는가./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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