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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어머니의 그믐/신현락 시(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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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2,525회 작성일 13-01-09 18:44

본문

어머니의 그믐

 

 

눈길에 미끄러져 어머니의 팔이 부러졌다

그 보이지 않는 뼈와 뼈를

관통하는 비명처럼

눈 그친 푸른 하늘에 금을 그으며

새들이 날아간다

저렇게 날아가는 것들은

세월처럼 금세 사라져 어두워진다

날아간 새들의 맨발자욱 찍혀져 있는

그 섣달의 음각화 속으로

얼어붙은 조각달이 하나 빠져나갔다

저녁으로 다시 눈이 내리고

어머니의 그믐은 후생의 먼 마을로

눈송이 같은 불빛 한 장씩 부치고 있다

 

-시집 ‘히말라야 독수리’ 중에서

 

 

신현락

1960년 화성 출생. 1992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따뜻한 물방울’, ‘풍경의 모서리, 혹은 그 옆’.

 

 

 

감상

우리들의 어머니는 혹시 어디로 가시었는가. 오늘의 어머니는 혹시 옛날의 어머니와 달라진 것인가. 어머니를 노래하고,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어머니를 찬양하는 그 많은 말들은 죄다 어디로 가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인가. 세상이 바뀌어서, 사회가 변해서, 어머니도 바뀌었는가. 필자만의 생각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어머니는 변하지도 바뀌지도 않는다. 아무리 평균수명이 늘어나서 노인들이 젊은 자녀들에게 부담스러운 존재로 전락하였다 해도 어머니가 부담스러운 존재여서는 아니 된다. 저물어가는 그믐께의 어머니를 지켜보며 안쓰러운 자식들이 세상에 아직도 많기는 하다. 어떤 효도를 다하여도 수를 연장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더욱 아프다. 사는 일이 제아무리 힘이 들고 부모 모시기 곤란한 상황이어도 그믐께의 어머니를 홀로 버려두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불효가 아니겠는가./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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