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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즐거운 오독/강희안 시(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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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3,884회 작성일 13-01-09 18:51

본문

즐거운 오독

 

 

모 겅설회사의 광고카피

‘살면서정이드는집’이

‘살면 서정이 드는 집’으로

무심코 독해된 적이 있다

 

‘살면 서정이 드는 집’이

‘살면서 정이 드는 집’으로

바로 읽히기까지

얼마나 즐거운 오독이었던가

 

미운 정 고운 정에 치이다가

치정의 뱀에 물렸을 때

해독의 기법 찾기보다

슬쩍 잘못 떼어내면 되는 일

 

띄어쓰기 바로 잡지 마라

 

-시집 ‘물고기 강의실’ 중에서

 

 

강희안

1965년 대전 출생. 199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지나간 슬픔이 강물이라면’. ‘거미는 몸에 산다’, ‘나탈리 망세의 첼호’, ‘물고기 강의실’. 배재대학교 출강.

 

 

 

감상

본래 생명체의 주변에 대한 반응은 본능적인 자기방식대로 진행된다. 자신의 방식대로 주변을 보게 되며, 자신의 생각대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자신이 편한 대로 세상을 읽어가게 된다. 그러니까 늘상 우리는 오독이라는 위험 속에서 살 수밖에 없으며, 그만큼 위태롭기도 하지만 반면 오독에서 얻는 행복감도 즐기게 된다. 사람들이 본질파악에 총력을 기울이며 상황파악에 만전을 기하고자 하는 것은 혹시라도 있을 오독의 위험성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를 지극히 사랑해 보라. 그의 몸짓과 여러 징후로 보아 그 역시 나를 지극히 사랑한다고 믿어보라. 그를 목숨처럼 사랑하다가 어느날 그것이 순전히 오독이었음을 알게 되는 날 얼마나 참담할 것인가. 그러나 사람들은 그 순간에도 오독으로 인한 자신의 사랑에 더 후한 가치와 아름다운 생명을 줄 줄도 안다. 본능대로 작용한 오독은 그래서 오독이 아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오독을 발견하지만 정작 제대로 읽은 것이 무엇인가를 돌아보면 그곳에도 결국 어떤 것도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오독 아닌 것이 없으나 제대로 읽은 것은 무엇이냐./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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