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마흔/김병호 시(경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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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꿈속에서 우는 날이 많아졌다
꿈인 줄 알고서도, 한참을
목놓아 울다 깨면
다시 울음이 생긴다
물고기 비늘만 묻은
성긴 그물을 들고
다시 강가로 나선다
-김병호 시집 '밤새 이상을 읽다' 중에서
김병호
1971년 광주에서 출생했으며, 1997년 월간문학, 200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현재 협성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이며, 시집으로 ‘달 안을 걷다’. ‘밤새 이상을 읽다’가 있다.
감상
유아기나 청년기에도 밤새 꿈을 꾼다. 그런데 현실에서 떠난 거의 완벽한 꿈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흔 정도가 되면 밤새 꿈을 꾸기는 하지만 신기하게도 꿈같지 않은 꿈인 경우가 많다. 이른 바 개꿈이다. 꿈 같기도 하고, 꿈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꿈을 꾸면서도 꿈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가 되면 꿈조차도 만들어서 꾸게 된다. 그러니 꿈이 꿈답지 않은 것이다. 사라진 꿈이 그리운 것이다. 아직도 아름다운 꿈을 꾸고 싶은 것이다. 잃어버린 꿈을 찾아다니지만 꿈은 벌써 어디론가로 달아나 버린 것이다. 이쯤 되면 다가오는 일에 대한 불확실성에 울게 되고, 가버린 시절의 꿈에 대한 그리움에 울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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