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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정치산 신작시/혀를 자르는 남, 여(인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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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2,450회 작성일 13-01-09 19:10

본문

혀를 자르는 남, 여

―대박요양원․13

 

 

종달새 노래하다 울 때, 그녀는 그의 혀를 자른다. 뻐꾸기 울 때 그도 그녀의 혀를 자른다. 혀를 무는 꽃, 자진하는 꽃, 추락하는 꽃, 옷을 벗는 꽃, 혀가 혀를 물고, 꽃이 꽃을 물고 거침없이 뛰어내린다. 아슬아슬한 한숨이 공중회전을 한다. 바람이 화들짝 드러눕는다. 누운 자리에 혀를 문 꽃이, 뛰어내린 꽃이, 추락한 꽃이, 옷 벗은 꽃이, 살랑대던 봄이, 바람을 끌어 덮고 그의 곁에 눕는다. 잠에서 덜 깬 개나리가 그의 옆에 눕는다. 꽃무더기 혀를 자른다. 노랑, 연두, 연분홍이 다투어 카드섹션을 펼친다. 까무룩 봄이 혼절한다. 여러 가지 문제 연구소 간판이 어른거리다가 사라진다.

 

 

 

정치산

2011년 리토피아로 등단. 2011년 원주문학상 수상. 막비동인.

 

 

 

아름다움도 때가 맞아야 아름답다. 아름다움도 병이 들지 않아야 아름답다. 세상의 온갖 풍파로 인해 상처 받은 꽃은 아름다움을 정상적으로 발현하지 못한다. 그러나 상처 받은 꽃도 꽃이다. 꽃이 아니라 할 수는 없다. 우리는 급변하는 현대를 살아가며 지난한 문제들에 봉착하기도 하며 이를 극복해 나간다. 그러나 결국에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꺾어지는 꽃들이 속출한다. 이 병든 꽃들에게도 봄의 축복을 나누어 주는 것이 건강한 사람들의 작은 사랑이 아닐까./박예송(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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