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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애련꽃/노혜봉 시(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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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3,494회 작성일 12-01-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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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봉
서울 출생. 1990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 산화가, 쇠귀, 저 깊은 골짝 외.



애련哀憐꽃


오래 전
따스한 불씨 하날
묻어두었다
칼금이 수없이 새겨진
붉은 알, 사랑
언제나
비릿한 피냄새가
배어나왔다
죽음과 마주한
마지막 뜨거운 포옹
희미한 아지랑이
저 끝에서 피워올리는
애련哀憐아,
-노혜봉 시집 봄빛절벽에서



감상/인간의 본성은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착한 얼굴일 것이라는 사람도 있고, 착하지 않은 얼굴일 것이라는 사람도 있다. 두 가지 모습을 모두 갖고 있을 것이라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또 인간은 타고난 성품대로 살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후천적인 환경 변화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살게 되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하고 연구해 봐도 도무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일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본성이 선하든, 악하든,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인간 역시 생명체로서의 살고자 하는 욕망과 자신의 존재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 욕망과 꿈의 뿌리에 이성에 대한 끝없는 사랑의 감정이 있다. 그러니까 사랑은 두 가지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욕망과 용서다.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이성에 대한 너그러움이 필요했다. 과거이든, 현재이든, 미래이든, 인간은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에 대해 끝없는 연민의 감정을 갖는다. 그리고 그것이 곧 사랑이라고 믿기도 한다. 哀憐꽃은 없는 꽃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러나 항상 존재하는 꽃이다. 인간의 가슴 속에 사시사철 피어서 도무지 지지 않는 꽃이다. 이 꽃마저 시든다면 무엇으로 사랑하랴. 꽃은 아름답고 건강하고 싱싱하기 마련이지만, 이 哀憐꽃은 어쩐지 안쓰럽고 서글프다. 이성이 성숙하지 못하는 사춘기에서부터 청년기를 거쳐 장년기와 노년기에 들어서서도 이 哀憐꽃은 시들지 않고 피어서 세상을 짠한 가슴으로 바라본다. 평생 상처 속에서 자란 자신의 꽃이다. 그래도 바래지 않고 끝끝내 피어있는 자신만의 소중한 꽃이다. 평생 살면서도 꽃을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이 哀憐꽃마저 가슴 속에 피워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무슨 가치가 있으랴. 이제 생의 노년기에 들어서서 마지막 안간힘을 다해 피우는 시인의 哀憐꽃이 독자들의 가슴에도 천 송이 만 송이로 피어 있으리라./장종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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