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권의 서정시 읽기
이재무 시/몽롱한 것은 장엄하다/경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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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롱한 것은 장엄하다
나는 나무들에게
어느 날 의지가 생겨
직립 보행하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구 도심지를 휘젓고 다니며
자동차를 뒤 업고 빌딩을 뒤 업고
못된 생각에 골몰하는 나 같은 놈들을
패대기쳤으면 좋겠다
아아, 나무들의 반란, 나무들의 혁명,
그리하여 마침내 수목의 제국에서
인간이 나무의 수족이 되어 순종하는
거룩한 노예가 되었으면 좋겠다
-리토피아 봄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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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1983년 ≪삶의 문학≫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등.
감상
인간도 따지고 보면 자연의 하나이겠으나 자연 속에서 본다면 참 답답한 존재일 수도 있겠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존심에 걸맞는 자연스러움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욕망을 숨길 수 있는 자연은 없다. 그러나 무모하게 자신만의 욕망을 위해 주변을 망가뜨리는 강력한 칼을 휘두를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니 이기적 욕망에 빠지지 않는 자연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가질 만하다. 말 없는 자연을 향해 겸허하게 고개를 수그리는 미덕이 사라진지 오래다. 인간은 끝이 잘 보이지 않는 어디론가로 무작정 가고 있다./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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