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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파꽃/학산문학 2012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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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꽃 ( 학산문학 2012년 가을호)
날개의 파동이 그녀에게 닿는다.
그녀가 한 번은 웃었고 한 번은 무표정 하다.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웃는 웃음 속에서 아린 냄새가 난다.
한 번의 무표정은 긴 목에 가득 담긴 그늘의 그늘.
하얀 깃털이 촘촘히 박힌 모자 아래로 모이는 쓸쓸한 눈망울.
눈망울이 가득 찬 파밭으로 바람이 지난다.
그녀가 푸른 손을 뻗어 춤을 춘다.
아니다. 그녀는 잘린 팔을 더듬는 것이다.
오면서 오면서 잃어버린 것들을 더듬는 것이다.
그녀의 푸른 목이 흔들린다.
출렁, 흘러넘친 그늘이 스륵 흉터를 지난다.
그녀는 꽃이 아닌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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