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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현/누가 왔다/2013 리토피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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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현미
댓글 0건 조회 4,465회 작성일 13-11-1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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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왔다

 

세렝게티 아침 햇살아래 소의 뿔, 염소의 수염,

말의 꼬리를 가진 동물이 풀을 뜯고 있다. 누다.

누 안 에는 누가 살까.

 

건기가 되면 누 떼는 지축을 흔들고

먼지바람 일으키며 세렝케티 초원을

떠나서 마사이마라를 향해간다.

수백만 마리의 누 떼가 마라강을 건너 갈 때,

세렝게티 먹이사슬 강자들도 덩달아 바빠진다.

 

억센 이빨을 가진 악어

돌기 갑옷으로 무장하고,

잡풀에 숨어서 눈을 감았다 떴다 하며

대열에서 이탈한 누를 응시한다.

낌새를 차린 누, 꼬리 철썩이며 무리로 뛰어간다.

누, 뛰는 말이다.

 

마라강의 거센 물살이 발목을 잡아챈다.

미끄러져 일어나려고 애쓸수록 물살이,

발목을 휘감아 수 십 마리의 누를 자빠뜨린다.

대머리 독수리들, 숨이 끊어진 누 몸통에 내려앉는다.

물살을 이불삼아 흰 수염 출렁이며 누 길게 누워있다.

누, 늙은 염소다.

 

어렵사리 강을 건넌 누 앞에 막아선 바위 절벽,

가파른 절벽을 후들거리며 한발 한발 내딛는다.

사자는 인내심을 갖고 올라오는 누를 기다린다.

겁에 질린 누, 이판사판 뿔로 사자를 공격한다.

누, 성난 소다.

 

먼 길, 소의 뿔, 염소의 수염, 말의 꼬리 다 내어주고,

꿈결에도 어른대는 너를 찾아 목숨 걸고 누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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