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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원천 있다 - 허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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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망한
내 안에 시내 이루고 강 만들고 마침내 바다 되는 수수만 년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 같은 원천 있다 참혹한 겨울 봄 햇살로 밀어내고 싹 붕붕 틔워 한 줄기 두 줄기 산지사방 휘늘어져 늘 푸른 숲 되는 내 원천 낳고 싶다 고달픈 자 병든 자여 수수만 생 살아 숨쉬는 자궁에 들듯 내 원천숲 오시라 그대 숨 끊어놓는 거친 바람 내 원천숲 줄기로 갈아끼워 순한 잠 재우리라 내 안에 맑은 물 시원하게 쏟아내는 폭포같은 원천 있다
<리토피아 2006.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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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남시인님, 안녕하세요. 설명절은 즐거우셨는지요. 반갑다는 인사는 하고 싶은데 시 리플을 어찌 달아야 좋을지 몰라 망설이다가 그래도 열심히 읽었다는 얘기라도 써야겠다 싶어 우문을 하려고 합니다. <br />
지독한 사랑은 저도 허선생님같이 괄호한에 문장고 괄호 밖에 문장을 따로따로 읽어 봤습니다.<br />
괄호밖에 얘기는 절절한 사랑이고 괄호안에 얘기는 우유부단한 시사성을 담고 있는듯 했습니다.<br />
그런데 제 느낌은 따로따로 읽으면 서로 하고 싶은 얘기가 뚜렷한데 함께 읽으면 서로가 서로의 <br />
뜻을 희석시켜 불투명하게 읽혀졌습니다. 이런장치의 시는 그 목적을 어디다 두어야 하는건지요.<br />
<내안에 원천있다>는 맑고 따듯하고 힘도있는 원천을 지닌 시인의 마음이 느껴지는데 부재로 달은 <br />
-허망한-이란 무었을 뜻하나요. 다 부질없는 허망한 인생? <br />
이상 우문이었습니다.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유정임 시인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br />
지독한 사랑 열심히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br />
그런데 너무 정확하게 보셨네요. 재미없게도 시인의 의도대로 너무 잘요.<br />
보신대로 두가지 이야기를 섞어놓은 건 다른 상황인 듯 하면서도<br />
너무나 닮은 이야기를 섞어서 시인의 의도를 희석시키는 장치를 하기 위해서였고요,<br />
내 안에 원천 이야기를 아름답게 하면서 부제를 '허망한'이라고 붙인 건<br />
아름다운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모두 부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br />
나타내기 위해서였습니다.<br />
사실 '내 안에 원천 있다'는 작품은 또 다른 시인의 도움으로 완성했는데<br />
그 시인이 의도를 나타내는 설명성 부제를 달았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는데<br />
오독도 괜찮다 싶어서 제 고집으로 나타내지 않았는데 아름다운 오독을 해 주시니<br />
고맙습니다.<br />
시야 어떻게 되었든 작가의 손에서 떠나면 독자의 몫으로 돌아가는데<br />
잘 돌아간 것 같아 좋습니다.<br />
제 시에 이런 지대한 관심 보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br />
건필,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