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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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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다이어트
하루에 십리를 걷기로 한다
저녁을 거르고
하늘공원으로 간다
걸어야만 갈 수 있는 언덕에
싱싱한 구름이 자란다
화살나무를 지나며
화살나무에 걸린 구름을 먹는다
토끼풀밭을 지나며
야들야들한 구름을 먹는다
네잎클로바를 찾는 사람들이
뻐꾸기 우는 풀밭에 앉아있다
나도 빨리 저 평화로운 저녁의
주둥이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꽉 끼는 옷을 입고
땀이 나도록 구름을 먹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
살을 버려야 갈 수 있는 길로
하얀 나비가 날아간다
얼마나 더 구름을 먹어야
나비를 따라 갈 수 있는가
지그재그 계단을 나풀나풀 올라
살찐 한 마리 우울
하늘로 날릴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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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우울 한 마리 하늘로 날리면 평화로운 풀밭의 저녁이 오는 건가요? 십리를 걸어야 하는 살찐 우울의 현실 앞에서 나는 또 왜 갑작스레 엉뚱한 생각에 빠질까요? 살찐 우울은 살이 찌기 전에는 우울이 아니었을까? 우울은 왜 살을 찌웠을까? 자본을 살 찌우기 위해 자본을 움켜잡은 한 켠에서 온갖 난장판 굿판 잔치판 벌렸는데 자본도 살이 찌면 우울이 될까? 그럼 자본도 다이어트 해야 하나? 뭐 이런 등등의 하찮은 생각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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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인님 시 오랫만에 홈피에서 대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시가 너무 좋아서 오물오물 토끼풀 먹듯 열심히 맛있게 씹었습니다. 오물오물 씹다 보니 엉뚱한 생각이 구름처럼 꾸물꾸물 생기네요.

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어쩌면 모든? 여자들의 소망은 날씬한 몸매가 아닐까 싶습니다...제아무리 잘나가는 여자도 몸매 얘기가 나오면 다시 한 번 자기 몸매를 돌아보게 되니까요...저도 한동안 저녁에 별도봉이라는 데를 오르다 한 달도 못가 포기해버린 기억이 납니다...시간을 내기가 참 어렵더군요...날씨도 운동만 가려고 하면 비가 내리고 ㅋㅋ...다이어트와 구름...그렇게 훨훨 기분좋게 날아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늘 작심삼일로 끝나버리는 다이어트^^ 여자들의 소망인 다이어트를 이렇게 신선하게 그리고 이렇게 맛있게 오물거릴 수 있다니...일상에서 시를 얻을 수 있는 것 만큼 기쁜일도 없는 것 같아요...제주는 그제부터 장마가 시작되었어요...습하고 후텁지근하고....뭐 그런 것들이 또 안개처럼 몸 속으로 스멀거리겠지요...리토피아 식구들...다들 건강하게 잘지내시는지...무지무지 보고싶네요~

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잘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혼자 주물럭거리다가 오랜만에 올려 봤네요.남시인님은 합평회에서 만나지만 김효선 시인은 정말 보고 싶네요. 바쁘게잘 지내지요? 역시 남쪽이군요. 벌써 장마가 시작되다니...제주의 바다 너무 그립네요. 언제나 만날 수 있으려나요?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살진 한 마리 우울/하늘로 날릴 수 있는가 이행때문에 전 이시를 내적인 심상으로 읽엇습니다.<br />
어떤 우울감이 구름을 먹어 가볍고 경쾌해지는.......형이 상학이든 하학이든 이중적인 구조로 읽혔으니 일단은 성공이십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