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夕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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夕陽
섭씨 30도 하늘 오븐에서
하루 종일 잘 구워진
빵 하나
다리 위에 걸려있다
햇볕 바람 구름
꼭꼭 다져 소를 채운
잘 숙성 된 빵
아이가 부엌 창틀에 매달려
입맛을 다신다
아이 등 뒤에
오래 오래 부풀어 구수한 호밀빵 냄새가 나는
잘 익은 목소리
얘야, 서두르지 않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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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석양을 빵이라 하니 갑작스레 장떡이 생각나네요.<br />
나는 본 기억도 먹은 기억도 없지만<br />
친구들, 선배들, 어른들 이야기 속에 끊임없이 등장해서<br />
이름만이기는 하지만 내게도 이젠 익숙해진<br />
과거의 추억 장떡이 하늘에 얹혔다가 <br />
시인의 손에 드디어 잡힌 듯 하네요.<br />
그렇죠, 서두르지 않아도 기억은 추억이 되고<br />
추억은 절로 잊혀지지요.<br />
허시인님 드디어 터졌습니다. <br />
서두르지 않았어도요.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석양과 빵, 비유가 압권이군요. 오래오래 부풀어 구수한 호밀빵 냄새가 나는잘익은 목소리, <br />
허시인님의 목소리 지금 듣고있습니다.

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시로 구운 빵 구수합니다!<br />
추가된 5-6행을 빼고 읽으니 더 좋아요.<br />
화이팅입니다요!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읽으면 읽을수록 감칠 맛이 더 납니다.<br />
정말 입에 쩍쩍 맛있게 붙는군요.<br />
저도 5-6행을 빼고 읽으니 더 좋네요.<br />
5-6행은 제 시의 구호(?)처럼 거칠어 뵈는군요.<br />
빼든가 아님 다른 이미지로 대체했으면 싶습니다. 아자!!!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이제는 노을이 되어 서녘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할머니와<br />
온갖 꿈에 부풀어 서둘러 그 꿈을 이루고자 하는 손자의<br />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br />
오랜 경험으로 단련된 할머니가 손자에게 이르는 말<br />
"서두르지 마라"<br />
그렇죠 서두른다고 미래가 앞서 오는 것도 아니고<br />
(서두르면 미래가 앞서온다고 세뇌시키는 눈과 입들이 흘기고 삐죽이는군요, 지 버릇 남 주나요)<br />
서두르지 않아도 시간은 흘러 아침에 온 몸을 달구듯 뜨겁든 태양은<br />
부드럽게 따스한 저녁의 석양이 되지요.<br />
노을이 지면 노을이 아주 깊게 지면 이 더운 여름의 열기를 식히는<br />
비를 시원하게 흩뿌리기도 하지요.<br />
"얘야 노을이 너무나 붉게 아름답게 깊으니 내일은 장화를 신으렴"<br />
(이렇게 표현하면 호미곶 육사 비에 새겨진 청포도 장단 같으여)<br />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꿈보다 해몽이 더 낫다고 했던가요?<br />
남 시인님, 고맙습니다. 애정으로 보아주셔서.<br />
장마 피해는 없으셨죠? 그쪽에 수해가 크다고 했는데<br />
제 글에 덧글을 달아주신 것을 보니 별고 없다는 생각에 안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