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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熱病
시쓰기
그게 열병인줄도 모르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앓고 계신 발치 아래서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죽은 듯이 앓았다
앓고 난 후
머리털은 빗질을 할 적마다 한 움큼씩 빠졌다
소피를 보려고 한 밤중에 요강에 앉으면
두 무릎이 어디로 달아날 것같이 달달달 떨렸다
눈부신 햇살과 놀고 싶어 그림자 동무삼아
마당에 줄긋고 고무줄을 하면 땅이 뱅뱅 돌았다
잠을 자려고 눈을 감으면
수없이 작은 물방울들이 눈앞에서 떠돌다
한데 뭉쳐 커다란 돌덩이가 돼 가슴을 눌렀다
숨을 몰아쉬고
진땀을 흘리고 혼자서
죽을 것같이 애쓰다 잠이 들면
언제나 아침은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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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회장님, 여기 너무 심심해서 답신으로 졸시 뒷줄에 섰습니다.

김승기님의 댓글
김승기 작성일아직도 열병을 앓고 계시다니..... 제 열병은 언제 였던가 싶습니다.

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아픔이 가슴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br />
환한 시가 익어가는 진통이 느껴집니다. <br />
아이들은 아프고 나면 재주가 하나씩 늘어나곤 했었지요. <br />
저는 열병이 앓아지지 않는 것도 병인 듯싶습니다. <br />
어제 주신 메일 너무 감사합니다. 열심히 앓겠습니다.<br />
가을날 좋은 시 많이 수확하시길 빕니다.

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가을비가 내리는 날입니다. 촉촉하기보다는 조금은 쓸쓸한 비가 내립니다. 장성혜 선생님! 리토피아에 실린 글 잘 읽었습니다. 놓치기 쉬운 일상을 잡아낸다는 건 그런 눈을 가진 시인만이 해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이 가을처럼 더 깊어졌으면 좋으련만...^^ 여기와서 오랜만에 뵙는 것 같아요...유정임 선생님...이 가을 저도 그런 열병 앓아보렵니다...그러다 보면 감홍시처럼 빨갛게 익어갈 날이 오겠지요....건강하시지요?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아항! 일단 이곳 회원작품방에 잠은 깨워놓은건가요 ㅎㅎㅎ<br />
회장님 반갑습니다. 장성혜님은 우리 어제 목소리 들었죠. 김효선님, 너무 반가워요. 그런데 너무 본지 오래되서 얼굴 한군데 조금이라도 손대시면 전혀 못알아볼것같이 가물가물 합니다.<br />
여기 짠 하고 나타나 주신거 보니까 무더운 여름 잘 나신거군요. 이가을 감홍시같은 작품 기대할께요.

남태식님의 댓글
남태식 작성일
일상이 너무 무덤덤하게 흘러가는 날들의 연속입니다.<br />
죽을 것 같고 미칠 것 같은 날들이었지만 지나고 나니 그 열병의 시간이 그립습니다.<br />
이제는 그저 아스라합니다. 내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던가 어쨌던가.....<br />
건필하십시오,

허청미님의 댓글
허청미 작성일
풍문에 눈병을 앓고 계시다구요<br />
열병 후 너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다친 거 아닌지, 문병도 못했습니다<br />
너무 늦은 방문입니다 빨리 쾌차하시기를, 그리고<br />
큰 진통 뒤에 생산 된 단단한 文둥이들과 상면을 기다려 봅니다.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일주일이 지난 오늘에서야 겨우 실눈이 뜨였는데 아직 덜낳은 눈병탓인지 모르겠시만(그렇기를 바라는마음)시격이 나빠져 쓰던 돋보기도 아물아물합니다. <br />
남선생님 허선행님 반갑습니다. 모두 안부가 궁금해서 지물지물 눈병이 났나봅니다. 이렇게 졸시라도 올려놔야 반가운 안부 들을 수 있을것 같아서 죄송합니다.<br />
모두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