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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3편(사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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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기
댓글 0건 조회 1,652회 작성일 05-11-23 12:18

본문

* 아포리즘 2편 :

< 외롭다는 것은 >

당신이 외롭다는 것은
누구를 떠나보내고 있는 것이다

오늘 또 당신이  
괜시리 외롭다는 것은    
아직 보내지 못한 그 누구를
지금에야 떠나보내고 있는 것이다

점점 멀어져 가는
뒷모습, 그 뒷모습
못내 가슴 속  
한 땀 한 땀 새기면

아리게 번지는
진붉은 선혈

외롭다는 것은
그렇게, 그렇게
또 누구를
떠나보내고 있는
것이다


<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

너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언젯적 가난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니?
네가 끌고 온 언어들의 밑동에는, 짙은 화장에도 불구하고,
언뜻 언뜻 빨간 내의에 해진 끝단이 보인다.

너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언젯적 가난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니?
무지개 빛 들뜬 하늘이 무너지는 날, 껴안아야 할 네 삶의 무게...,
특별할 것 없는 한 사내가 서있는  풍경....

너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언젯적 가난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니?
끔찍스런 영산홍 붉음으로 앓고 있는 과거!  
나는 녹슬고 자꾸 허기지는 그 유산을 믿느니, 차라리 정직한 저 바람을 믿겠다.



이야기시 : 1편

<이oo 뎐 >

어머니 일찍 죽고 아버지는 주정뱅이, 서모 밑에 눈물로 커서 어린 나이 시집 왔네. 고추 같은 시집살이, 그래도 나았는데, 어이구 이년 팔자 그러면 그렇지. 자식은 낳는 족족 계집애고, 그것도 명이라고 며칠 안가 모두 죽나? 마흔 넘어 천신만고, 금이다 옥이다, 어이구! 내 아들. 초등6년, 중등3년, 고등1년 급장에 내려 일등. 이제야 이년 팔자, 복사꽃으로 피나보다. 그러면 그렇지! 에구! 이년 팔자. 사춘긴가 오춘 긴가. 못된 놈은 모두 제 친구, 피도 안 마른 것이 계집애들 꾀어 차고, 술값 내놔라, 방 얻어 달라, 달래도 안 되고, 때려도 안 되고, 두 늙으니 두 손 들었네. 이 못된 놈, 모든 살림 부서지네. 귀할수록 매 더 한대, 천추의 한 이로세. 이제는 학교도 안가겠다 네. 서울대학 따 놨던 당상, 고등학교 중퇴 웬 말인가. 가슴엔 천불이나 이글대며 타올라서 겨울에도 차가운 방은 내방. 머리는 천근만근, 온 몸이 안 아픈데 없고, 가슴은 놀란 토기마냥 두근두근, 십리 밖으로 달아난 아이고 내 잠. 이년 팔자 제명에 못 죽지. 서울 간다, 세간 부서지네. 닥닥 그러 돈 대주었더니 며칠 멀다 내려 와선 또 우리 집 유리창 모두 부서지네. 그래, 부숴라 어차피 네 것인데, 그래 부숴라. 부순 것은 유리창인데 깨진 것은 내 가슴, 선생님 살려주소, 나 죽겄소!, 의사 선생님-. 언제는 안 어두웠냐만, 오늘은 한 치도 안 보이는 칠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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