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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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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 풍경 3
저녁은 어둠이라는 그물을
천근같은 몸에 던졌다
일전에 가볍게 방을 쓸던
손마디가 그물을 훑는다.
단단히 기움질된 그물눈 사이로
검은 타액이 흐른다.
통증을 잃은 나무들이 눅눅하게
잠을 자는 깊숙한 골목
초행길에는 달빛이 위로가 되었다.
손목시계는 넘치도록 시간을
흘려보내고 빈방의 커튼 뒤로
연꽃이 불을 켠듯
화안하게 피어오른다.
둥글게 떠오른 달의 불길을 닮은
여자가 몸을 뒤척이며 잠을 잔다.
긴 다리 거미가 텃세를 하며
방바닥을 기어간다.
추천2
댓글목록

김효선님의 댓글
김효선 작성일저는 늘 이런 생각이 듭니다...빈 방이 제목이라면 시에는 빈 방의 그림을 그릴 것이 아니라 빈 방과는 정반대의 사물이 그 빈 방을 대신해야 한다는.....그래야 비어있음의 공간도 더 커 보이지 않을까요?..................그냥 해본 말이니 마음에 두지 않았으면 합니다........이 곳에는 솔직히 너무 칭찬의 목소리 밖에 없어서 내가 부족한 부분이 어떤 것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솔직한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구요...아주 짧게 밖에 보지 못해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언제 오래도록 얼굴 볼지*^^*

유정임님의 댓글
유정임 작성일
효선씨가 같은 또래라고 아주 냉철하게 평을 해주셨네요. 저도 비었다는 느낌보다는 아주 가득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시 가을이라서 그런가요 게시판이 아주 풍성하네요. <br />
지난번에 준 시집들은 잘 보고 있습니다. 너무 고마워요. 이 계절 놓치지 말고 좋은 작품 많이 많이 생산하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