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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넷,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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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넷, 단풍 / 김효선
내장까지 붉은 단풍이 들었다고
수화기에서 붉은 목소리가 툭툭 떨어진다.
발 밑으로 쏟아지는 노을
밟고 올라선 아가씨, 아가씨야,
기록한 날들보다
기억해야 할 날들이 더 많아.
구름은 가벼운 코스모스 같아.
언제부턴가 아침이 없어
너를 기다린 시간이 더 많다고
더듬거리며 희망을 찾던 아가씨, 아가씨야,
가끔은 발 밑으로 비가 내린다.
멈출 수 없는 바람이 분다. 그리움처럼
아직도 단풍처럼 터지는 목소리,
그믐달처럼 반쯤 기울어진 어깨,
가을에는 없다,
서른 넷,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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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하루 아침에 어른이 된 아이와<br />
하루 아침에 아이가 된 어른이 <br />
어이없이 서 있는 바람부는 언덕으로 <br />
숨처럼 새어드는, 어른도 아이도 아닌 기억<br />
또는, 내 몸을 관통해 가는<br />
내 것이 아닌 시간들... 어쩌겠어요. <br />
살암시민 살아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