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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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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성
댓글 3건 조회 1,806회 작성일 05-10-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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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나뭇잎 하나하나 떨구는 나무에 기대어 가을숲을 봅니다. 이렇게 오래 서 있다 보면 내 발 밑에서도 뿌리가 내려 검은 흙 속으로 흐르는 물소리 들을 수 있을까요. 이파리처럼 머리카락 자라나 가을햇빛에 붉어지고 휘휘 바람에 날리게 될까요. 아 내가 정말 그렇게 가벼워진다면 나는 이제 가만히 서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속것들 나이테처럼 동그렇게 말리고, 부드러워 당신이 어루만지기 좋았던 겉살도 차츰 단단해져 가겠지요. 부끄러운 살의 흔적과 가슴 아린 기억들 이내 스러져 가겠지요. 그러면 당신은 지친 몸을 기대고 내 몸으로 당신을 잉태하세요. 내 몸에 흔적을 남기고 스쳐 가는 짐승처럼 장난스레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처럼 내게 당신을 남겨 주세요. 나는 당신의 무게와 숨소리를 오래 느끼며 비로소 당신을 사랑한 일이 좋은 일이었다고 고백하겠습니다.

추천1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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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혜님의 댓글

장성혜 작성일

  역시 넘치는 감성이십니다. 무수한 비바람이 지나간 가을숲의 육성을 듣는 듯 합니다.<br />
오랜 기다림의 흔적만이 이런 아름다운 고백을 잉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br />
이 가을, 고운 감성이 물드는 시 많이 낳으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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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님의 댓글

장종권 작성일

  작품 자주 올려 주세요.<br />
읽고 싶어 하는 분들이 꽤 있지요.<br />
잘 읽었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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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님의 댓글

김재성 작성일

  고맙습니다...... 늘 힘을 주셔서.<br />
살아내는 일로 번잡하고, 현재를 주무하느라 여념 없는 중에<br />
리토피아의 그윽한 향기를 맡는 일은 <br />
제게도 달고 따순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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